정부와 여당은 원화가치의 급격한 절상으로 수출차질이 우려된다고
판단, 한국은행 개입을 통해 연말 원화가치를 달러당 1천2백50원수준
으로 떨어뜨릴 방침이다.

국민회의 김원길 정책위의장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환율하락(원화평가
절상)이 우리경제에 부담을 줄 정도로 너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수출 등 제반 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적정환율은 1천3백원 정도이지만
연말까지 1천2백50원애만 유지해도 경제운용에는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재정경제부도 성업공사가 18개 은행에서 사들인 부실외화자산의 정
산시점을 당초 28일에서 23일로 앞당기기로 확정,달러화 수요를 부추
겼다.

성업공사는 11억8천만달러(액면가기준)의 부실채권에 대해 5억달러를
지급할 예정인데 이로인해 은행들은 외환포지션 관리차원에서 시장에서
약7억달러를 사들여 차액을 보전해야한다.

달러화 수요가 그만큼 증가하는 셈이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21일 1천1백93원을 기록했던 원화가치는
다시 1천2백원대로 내려앉았다.

이날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전날 종가보다 낮은 1천1백99원
에 첫 시세를 형성한 뒤 한때 1천1백96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의 개입방침이 알려지면서 원화가치는 1천2백13원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며 1천2백4원에 마감됐다.

씨티은행 김진규 지배인은 "초단기적으로 원화 절상을 막아보려는 시
도가 있지만 트렌드는 여전히 절상쪽으로 기울어 있다"며 "기업들도 환
율전략을 수정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성태 기자 steel@ 김남국 기자 nkkim@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