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휴대통신(PCS)을 포함한 이동전화 5사가 "빅딜 태풍"에 휩싸이고 있다.

빅딜 논의와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비켜나 있던 이동전화 업계는 정부측이
잇따라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면서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정부의 강경한 입장과는 달리 이동전화 5사는 저마다 다른 입장의
차이를 내보이고 있어 빅딜이 실현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히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정부가 시장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빅딜에 따른 시너지
효과등에 대한 분명한 비전제시 없이 구조조정의 개연성만 강조하고 나서
시장장의 혼란만 조성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이동전화 사업자들의 빅딜을 둘러싼 갖가지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빅딜 대상에 이동전화 5사가 모두 올라있다.

그중 신세기통신과 한솔PCS을 둘러싼 2가지 시나리오가 가장 힘을 얻고
있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한국통신프리텔이 한솔PCS를
각각 인수해 3자 구도를 만든다는 것.

그러나 SK와 한통프리텔은 그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구체화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SK의 경우 당초 5대그룹 빅딜과 관련, LG정보통신이나 LG텔레콤을 욕심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것이 여의치 않자 신세기의 최대주주인 포철 지분인수를 검토했다.

그러나 한국통신이 갖고있는 SK텔레콤 주식 인수문제가 자꾸 꼬이면서
지금은 모든 논의가 중단된 상태라는 것이다.

한통프리텔도 이동전화망을 같이 쓰고있는 한솔PCS와의 합병을 바라고는
있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SK대신 LG가 신세기를 인수한다는 내용이다.

LG반도체가 현대로 넘어가게 되는 경우 신세기의 포철지분 16.6%를 LG측이
사들인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LG는 그룹의 핵심사업중 하나인 반도체를 쉽게 포기할 의사가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시나리오에 대해 당사자인 한솔PCS와 신세기통신은 말도 안된다며
펄쩍 뛰고있다.

한솔PCS는 캐나다의 BCI와 제휴로 부채비율이 2백%대로 떨어졌으며
2000년부터는 흑자로 돌아서는등 이미 자생력을 갖췄다고 주장한다.

BCI의 주식매각설에 대해 데릭 버니 BCI회장은 직접 사실무근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솔은 전주의 제지공장을 파는등 구조조정을 마친 상황에서 PCS사업까지
포기할수는 없다는 것이다.

신세기의 경우도 이미 대규모 투자가 끝나 통합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올해 1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내년엔 흑자로 돌아설 예정이다.

다만 포철이 지분을 내놓을 의사가 있는지가 변수이긴 하다.

업계의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가 이동전화 빅딜론을 흘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교롭게도 5대그룹의 빅딜이 잘 풀려가지 않을 때 이동전화 업계의
빅딜론이 제기돼왔다.

항공기 철차 정유부문의 빅딜이 막바지 진통을 겪던 지난 6월 이동전화
빅딜론이 처음 나왔다.

이번은 대우전자와 삼성자동차,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빅딜이 순조롭게
진척되지 않고 있는 시점이다.

이동전화 빅딜론이 다른 부문의 대형 빅딜을 빨리 이끌어내기 위한 위협용
카드라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 빅딜 분위기를 고조시키겠다는
게 업계 일각의 분석이다.

이같이 불투명한 정부의 빅딜 추진의 부담이이 결국 업체들에게로 돌아가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 김철수 기자 kc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