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남짓이면 98년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저녁마다 송년회가 이어지기 마련인 이 때 술 대신 지나온 길을 차분히
되돌아보게 하는 책 한권을 읽는 것은 어떨까.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이레)란 긴 제목의 책이
눈에 띄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아이 하나를..."은 작가이자 철학 및 교육학 박사인 베티 E.영이 미국 중부
대평원지역 아이오와주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회상한 책이다.

밀과 옥수수밭이 끝없이 펼쳐진 시골에서 6남매가 부모와 함께 엮은 소중한
추억들이 책장을 넘길때마다 새록새록 펼쳐진다.

책을 읽어 가는 동안 가족애, 우정, 자연에 대한 경외감 등 오랫동안 잊고
지내던 중요한 것들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된다.

저자는 시시콜콜해 보일수도 있는 개인적인 일화들을 매끄러운 문장력으로
아기자기하게 그려 읽는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2차 세계대전에서 돌아와 오붓한 가정을 꾸미고 열정적으로 농장을 일궈가던
젊은 아버지를 묘사한 부분은 낭만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저자는 "성공적인 삶과 사랑을 위한 토대는 가정에서부터 만들어진다"면서
"개인적인 일화가 독자들에게도 깨달음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글을
맺는다.

책 제목은 아프리카 격언에서 따왔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