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 지금...] ('98 지역경제 진단) <3.끝> '광주/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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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한파로 얼어붙었던 광주/전남 지역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기업들의 목을 옥죄었던 자금경색이 풀리면서 어음부도율, 수출실적 등
각종 경제지표가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16일 정부가 발표한 광주/목포권 광역개발계획도 지역민들의
기대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하지만 전망이 온통 밝은 것만은 아니다.
산업구조의 낙후성과 SOC 확충 등 구조적인 문제점들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전국 최저수준의 열악한 SOC와 노사관계 등에 대한
외부투자자들의 냉랭한 시선.
이는 투자유치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다.
수출전선 또한 최근 원화환율의 하락으로 비상이 걸려 있는 상태.
이러한 산적한 과제의 해결없이는 지금의 반짝반등세는 결국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게 지역 경제인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 광주
광주시 광산구 하남공단내 H기공.
자동차생산용 공작기계를 생산하는 이 업체는 최근 내수물량이 20% 이상
늘면서 전직원이 연장근무중이다.
올들어 처음으로 공장이 풀가동되면서 며칠간 계속된 야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활기에 넘치는 표정들이다.
상황이 바뀐 가장 큰 요인은 최근 들어 지역내 "돈맥경화"가 풀릴 기미를
보이는데 있다.
IMF체제 이후 20% 이상 치솟았던 금리가 10%대로 안정되면서 돈쓰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피부로 느낄 정도다.
한국은행 광주지점이 최근 매출액 5억원 이상 법인기업 1백76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 4/4분기 자금사정 기업경기 실사지수가 전분기
56보다 높은 79를 기록, 업체들의 자금사정이 점차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도업체도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2월 1백6개업체에 달했던 부도업체수가 10월말 현재 35개소로 대폭
줄었다.
반면 창업열기는 되살아나고 있다.
10월에는 부도업체(69)보다 2.5배 많은 1백62개소 법인이 신설됐고 11월
부터는 신설업체수가 20%이상 증가하고 있다.
내수시장 호황을 기대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섬유제조업체인 (주)경방과 공작기계 제조업체인 화천기공은 각각 수출과
내수에 힘입어 내년 매출량을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의 시각은 대체로 회의적이다.
"경기침체속도가 완화되고 있을 뿐"이라는게 그들의 판단이다.
실제로 경기낙관론속에서도 지역내 제조업, 건설, 소비 등 실물경기는
여전히 극심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월중 공장가동률은 69.3%로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또 하남공단 입주업체들의 같은 달 매출이 전달에 비해 10~15%포인트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경제의 30%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자동차의 경우 빅딜이후 라인
축소 등 감량경영이 불가피해진 것도 악재가 될 전망이다.
최근 삼성과 대우의 빅딜협의로 통합 초읽기에 들어간 삼성의 광주전자와
대우전자도 같은 맥락.
문제는 바닥권의 경기를 수직상승시키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
광주상의 관계자들은 먼저 정부의 명확한 경기전망과 함께 현재 일부 우량
기업에만 쏠리는 자금의 편중현상이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권의 담보대출 관행이 시정돼 기업의 투자의욕을 살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순형 광주상공회의소 기획조사팀장은 "건설업체의 비중이 높고 이렇다할
특화업종이 없다는 것이 지역산업기반의 큰 취약점"이라며 "현재 계획단계에
있는 광주 첨단산업단지 2단계 조성사업과 평동, 하남공단을 중심으로 하는
백색가전단지 조성계획이라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근본적으로는 1.7%에 불과한 벤처기업의 육성 등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의 비율을 높이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전남
전남지역은 전통적인 농도이다.
한마디로 경제구조자체가 비탄력적이라는 얘기다.
경제지표상으로만 보자면 이 지역은 IMF 무풍지대나 다름없었다.
10월말 현재 실업률은 4.3%.
제주(3.9)를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안정적이었다.
농업인구가 50%를 넘기에 가능한 수치다.
그러나 속내를 조금 들여다보면 실제는 그렇지 않다.
SOC 현황을 수치화한 사회간접자본 지수는 0.189로 전국 평균 0.5에 훨씬
못미치는 전국최하위수준이다.
이로인한 대기업들의 투자기피로 공업화율도 전국평균 25%에 못미치는
10%.
재정자립도도 33.3%로 전국꼴찌다.
한마디로 경제에 관한한 대부분이 최악의 상황이라는 것이다.
전남지역의 대표적 공단지역은 여천산단, 광양, 대불공단.
대불공단은 조성 10년을 넘겼지만 한라조선, 제지 등을 제외하면 아직도
텅텅 비어있는 상태.
우리나라에서 실패한 대표적 공단지역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실정이다.
광양제철과 여천산단도 전남지역의 수출신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지역내 파급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장치산업이라는데 있다.
전남지역의 경제는 공단내 장치산업들을 중심으로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0월현재 수출액은 4억4천만달러.
올 중반기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올들어 신설법인수가 5백91개로 부도업체 3백16개를 웃돌았다.
침체국면에서 막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는 희망적이다.
또 최근 무안 국제비행장의 실시설계와 <>초대형산업단지 육성 <>도로교통망
확충 <>21세기형 신도심 건설 등을 골자로 하고 있는 목포권광역개발계획
등도 청신호가 되고 있다.
<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5일자 ).
기업들의 목을 옥죄었던 자금경색이 풀리면서 어음부도율, 수출실적 등
각종 경제지표가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16일 정부가 발표한 광주/목포권 광역개발계획도 지역민들의
기대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하지만 전망이 온통 밝은 것만은 아니다.
산업구조의 낙후성과 SOC 확충 등 구조적인 문제점들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전국 최저수준의 열악한 SOC와 노사관계 등에 대한
외부투자자들의 냉랭한 시선.
이는 투자유치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다.
수출전선 또한 최근 원화환율의 하락으로 비상이 걸려 있는 상태.
이러한 산적한 과제의 해결없이는 지금의 반짝반등세는 결국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게 지역 경제인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 광주
광주시 광산구 하남공단내 H기공.
자동차생산용 공작기계를 생산하는 이 업체는 최근 내수물량이 20% 이상
늘면서 전직원이 연장근무중이다.
올들어 처음으로 공장이 풀가동되면서 며칠간 계속된 야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활기에 넘치는 표정들이다.
상황이 바뀐 가장 큰 요인은 최근 들어 지역내 "돈맥경화"가 풀릴 기미를
보이는데 있다.
IMF체제 이후 20% 이상 치솟았던 금리가 10%대로 안정되면서 돈쓰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피부로 느낄 정도다.
한국은행 광주지점이 최근 매출액 5억원 이상 법인기업 1백76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 4/4분기 자금사정 기업경기 실사지수가 전분기
56보다 높은 79를 기록, 업체들의 자금사정이 점차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도업체도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2월 1백6개업체에 달했던 부도업체수가 10월말 현재 35개소로 대폭
줄었다.
반면 창업열기는 되살아나고 있다.
10월에는 부도업체(69)보다 2.5배 많은 1백62개소 법인이 신설됐고 11월
부터는 신설업체수가 20%이상 증가하고 있다.
내수시장 호황을 기대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섬유제조업체인 (주)경방과 공작기계 제조업체인 화천기공은 각각 수출과
내수에 힘입어 내년 매출량을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의 시각은 대체로 회의적이다.
"경기침체속도가 완화되고 있을 뿐"이라는게 그들의 판단이다.
실제로 경기낙관론속에서도 지역내 제조업, 건설, 소비 등 실물경기는
여전히 극심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월중 공장가동률은 69.3%로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또 하남공단 입주업체들의 같은 달 매출이 전달에 비해 10~15%포인트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경제의 30%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자동차의 경우 빅딜이후 라인
축소 등 감량경영이 불가피해진 것도 악재가 될 전망이다.
최근 삼성과 대우의 빅딜협의로 통합 초읽기에 들어간 삼성의 광주전자와
대우전자도 같은 맥락.
문제는 바닥권의 경기를 수직상승시키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
광주상의 관계자들은 먼저 정부의 명확한 경기전망과 함께 현재 일부 우량
기업에만 쏠리는 자금의 편중현상이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권의 담보대출 관행이 시정돼 기업의 투자의욕을 살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순형 광주상공회의소 기획조사팀장은 "건설업체의 비중이 높고 이렇다할
특화업종이 없다는 것이 지역산업기반의 큰 취약점"이라며 "현재 계획단계에
있는 광주 첨단산업단지 2단계 조성사업과 평동, 하남공단을 중심으로 하는
백색가전단지 조성계획이라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근본적으로는 1.7%에 불과한 벤처기업의 육성 등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의 비율을 높이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전남
전남지역은 전통적인 농도이다.
한마디로 경제구조자체가 비탄력적이라는 얘기다.
경제지표상으로만 보자면 이 지역은 IMF 무풍지대나 다름없었다.
10월말 현재 실업률은 4.3%.
제주(3.9)를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안정적이었다.
농업인구가 50%를 넘기에 가능한 수치다.
그러나 속내를 조금 들여다보면 실제는 그렇지 않다.
SOC 현황을 수치화한 사회간접자본 지수는 0.189로 전국 평균 0.5에 훨씬
못미치는 전국최하위수준이다.
이로인한 대기업들의 투자기피로 공업화율도 전국평균 25%에 못미치는
10%.
재정자립도도 33.3%로 전국꼴찌다.
한마디로 경제에 관한한 대부분이 최악의 상황이라는 것이다.
전남지역의 대표적 공단지역은 여천산단, 광양, 대불공단.
대불공단은 조성 10년을 넘겼지만 한라조선, 제지 등을 제외하면 아직도
텅텅 비어있는 상태.
우리나라에서 실패한 대표적 공단지역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실정이다.
광양제철과 여천산단도 전남지역의 수출신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지역내 파급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장치산업이라는데 있다.
전남지역의 경제는 공단내 장치산업들을 중심으로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0월현재 수출액은 4억4천만달러.
올 중반기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올들어 신설법인수가 5백91개로 부도업체 3백16개를 웃돌았다.
침체국면에서 막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는 희망적이다.
또 최근 무안 국제비행장의 실시설계와 <>초대형산업단지 육성 <>도로교통망
확충 <>21세기형 신도심 건설 등을 골자로 하고 있는 목포권광역개발계획
등도 청신호가 되고 있다.
<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