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98년을 마감하면서 성장, 고용, 물가 등에서 "전과목 A"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3%가 넘는 고성장에 실업율은 4%대의 완전고용 수준이다.

인플레율은 1%로 거의 제자리 걸음이고 주가도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3일 지난 3.4분기중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3.4분기 초에 예상했던 수준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미국 경제는 또 4.4분기에도 3%가 넘는 성장을 기록, 올해 연간 성장율이
3.6%에 이를 전망(IMF)이다.

이에따라 지난 91년 3월부터 시작된 미국 경제의 확장세는 베트남전의
영향을 받았던 지난 61-69년의 호황을 능가하는 미국 역사상 최장기
호황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장기호황에 힘입어 11월중 실업율은 4.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에 기록했던 4.3%에 이어 지난 28년동안 두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최근 미국의 대기업들이 리스트럭처링과정에서 잇따라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하고 있음에도 이처럼 사실상의 완전고용이 유지되는 것은 서비스부문과
첨단산업 부문에서 고용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성장-저실업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지극히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상무부는 3.4분기말 현재 인플레율이 1%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해 인플레율은 3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물가안정은 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부터의 수입품 가격이
하락한데다 원유가격도 12년만의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미국 경제는 "필수과목"인 성장.고용.물가 뿐만 아니라 주가에서도
우등생이었다.

23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와 S&P500 지수는 각각 2.4%, 2.0%가
올라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도 1.74% 상승한 9천2백2.03로 지난달 23일 기록했던
사상최고치(9천3백74.27)에 바짝 접근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올들어 16%가 넘는 상승율을 기록했다.

한편 미국 경제의 이같은 호황에 대해 "이제 그 기력이 다했다"는
경계론도 대두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올 1-3분기중 세후 이익이 5.4% 감소한 점이 그 근거다.

또 지난 3.4분기중 설비투자도 91년 이후 처음으로 1%의 감소세로 반전돼
이같은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이에따라 내년에는 미국의 경제성장율이 1.8(IMF 전망치)에서 2.5(상무부
전망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