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상승세가 확산되자 매도가와 호가의 격차가 벌어지는 "호가공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수요자들은 시세보다 싼 급매물만을 찾고 있는데 반해 매도자는 아파트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매물회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호가는 계속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반해 거래는 크게 위축
되고 있다.

<> 서울 강남 =지난달말부터 호가가 급상승하면서 거래가 힘들어지고 있다.

매수가와 매도예정가간 호가공백은 중소형평형 5백만~1천만원, 대형평형은
2천만~3천만원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새 아파트를 제외하곤 매물이 귀하고 거래도 부진하다.

나왔던 급매물이 대부분 소화됐기 때문에 가격상승세 확산을 의식한 매도자
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서다.

아파트값이 대세상승기에 들어섰다고 판단한 매도자들이 가격이 더 오른
후에 팔겠다는 자세로 급격히 돌아서고 있다.

<> 서울 목동 =호가가 크게 오르자 거래가 중단되고 있다.

수요자는 급매물만 찾는데 반해 매도자는 오른 시세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20평형은 5백만원이 오른 1억1천5백만원에 매수세가 있지만 매물은 1억2천
만원에 나오고 있다.

27평형은 거래가능 가격(1억5천5백만~1억6천5백만원)보다 1천만원 높게
호가가 매겨져 있다.

35평형은 아예 가격이 형성되지 않는다.

이달초에만 해도 2억6천5백만~2억7천만원에 거래됐으나 파는 사람들은
3억원 이상 받기를 원하고 있어서다.

<> 분당신도시 =지난 한달사이 구미동 청구아파트 33평형 매매가는
1억9천5백만~2억5백만원으로 1천만원 올랐다.

40평형대 대형아파트는 3천만원 넘게 오른곳도 있다.

그러나 이달 중순부터 거래는 거의 끊어졌다.

호가가 너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다 매수자가 오르기 전의 가격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단기급등에 따른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 일산신도시 =이곳도 매도자와 매수자간 지리한 주도권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32평형 아파트의 경우 1억5백만~1억8천만원으로 상하한가 모두 1천만원가량
올랐지만 거래가 많지 않다.

매물이 이보다 1천만원 비싼 1억6천만~1억9천만원에 나오고 있지만 오름세
가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그나마 물건이 회수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물회수현상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20평형대 소형
평형에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 백광엽 기자 kecore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