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LG의 반도체 통합이 LG측 반발로 난관에 봉착함에 따라 채권
금융기관들은 28일 오후 회의를 열어 실력행사 방안을 결정한다.

여신회수 조치를 채권단 공동으로, 그것도 공개적으로 추진한 전례가 없는
데다 대상 기업이 5대그룹사라는 점에서 당국및 금융계 재계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이와관련, "단기성 자금인 기업어음(CP)부터 회수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여신 현황 = LG반도체에 대한 금융권 여신은 지난 10월말 현재 회사채를
포함해 총 7조5천7백49억원에 달한다.

금융권별로는 은행(외국은행 포함)이 2조1천6백37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
으로 보험 1조8천1백60억원, 여신전문금융기관 7천1백68억원, 종금
5천3백45억원, 증권 2천3백60억원, 투신 1천9백80억원 등의 순이다.

비은행권 여신이 전체의 46.22%를 차지한다.

CP할인 등 단기성 자금이 많다는 얘기다.

감독 당국은 1년이내에 상환받아야 할 채권규모를 2조5천억원선으로 파악
하고 있다.

회사채는 10월말현재 1조9천99억원에 달한다.

회사채의 경우 11월5일과 12월14일에 각각 5천억원과 3천억원을 추가 발행
해 27일 현재로는 2조7천99억원에 이른다.

<> 제재 강도 = 금감위 관계자는 "일시에 전면적인 여신중단 조치를 취할
수도 있지만 기존 여신중 만기도래 여신의 50% 가량을 회수하고 그 비율을
서서히 높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신 중단의 목표가 기업을 고사시키기보다는 통합쪽으로 결론을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LG측 반발이 워낙 거세 극약처방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 LG측 반발에 대한 정부의 입장 = LG가 ADL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정부는 몹시 불쾌해 하고 있다.

ADL뿐 아니라 정부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압박 카드"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감위 관계자는 "LG가 ADL을 평가기관으로 선정했고 자료도 제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위는 또 LG가 ADL과 법적 공방을 벌일 경우 대외신인도만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감위는 그러나 LG가 ADL의 평가결과를 수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