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도 위조지폐나 가짜 상표를 단 의류 등이 버젓이 유통 될 수 있을까.

물론 인류의 윤리의식 수준이 높아진다면 이같은 사기행각은 크게 줄 것이
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의 등장 역시 가짜를 진짜처럼 속여 팔거나 사용하는데
철퇴를 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전망한다.

아일랜드의 호콤(Horcom)사가 최근 개발한 지문고분자는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 하기에 충분하다.

고분자 화합물의 구조 형태를 지문처럼 활용 할 수 있도록 하는게 이 기술
의 핵심이다.

호콤사가 개발한 고분자는 특정고분자 플라스틱이다.

미세한 양으로도 상품의 저작권을 표시할 수 있다.

바코드를 표시하는데도 사용할 수 있다.

구조에 따라 일련의 계열을 갖고 있어 플라스틱 용액내에서 특정코드를
갖는 물질을 합성해낸다고 한다.

이 개별코드는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특정 파장의 빛을 발산한다.

때문에 분광분석기를 이용해야만 감지할 수 있다.

코드를 인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행히도 분광분석기는 가정용 전화기정도의 크기에 불과해 사용에 큰 불편
이 없다.

호콤사의 관계자는 "이 물질의 개별코드는 무한한 수로 확장 될 수 있다"며
"따라서 수많은 제품에 대한 고유한 인식표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무리 뛰어난 위조범이라도 이 물질의 개별코드를 푸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 지문 고분자는 적용하는 방법도 매우 단순하다.

의류에 디자이너의 표식을 하는 등 상품에 인쇄작업을 할때 이 고분자를
사용하면 된다.

또 이 고분자를 합성해내는 용액 자체를 의류 등에 한방울 떨어뜨려 응고
시키는 방법으로도 가능하다.

이 방법을 통해 직경 20분의 1mm, 두께 1천분의 1mm의 얇은 박막을 형성하
는 식으로 고유의 지문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호콤사는 이 지문 고분자가 21세기의 바코드로 각광 받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만약 위조범이 제품의 인식표를 해독했다고 치자.

그렇더라도 제조업자는 이 인식표의 고분자만 바꾸면 걱정할 일이 없다.

매우 적은 양을 사용하기 때문에 위조범이 이를 채취해서 분석하기란 쉽지
않다.

호콤사는 이미 전세계 업체들과 이 기술의 상업화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는 이 기술의 상업화가 당장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 경우 의류 CD 소프트웨어 자동차부품 비행기부품 의약 지폐 등에 이르기
까지 거의 전부문에 걸친 위조품의 성행을 막는데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세계 상품시장의 10%를 차지하는 위조제품, 액수만 해도 61억달러에 달한다
는 그 어둠의 시장을 밝히는 횃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차 있는
것이다.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