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누구가 어디 어디 사장으로 나간다더라"

"아니다. 누구는 빠졌고 대신 누가 내려가는 것으로 결정됐다더라"

요즘 재정경제부에선 두명 이상만 모였다 하면 인사 얘기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인사대상자가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규성 재경부장관은 이달 중순께부터 국장급 이상 간부 8명 정도를 대상
으로 "용퇴"를 개별통보하고 인사를 시작했다.

그땐 외청 차장을 포함해 1급 4명, 국장급 4명 등이 대상이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자 대상자가 바뀌기 시작했다.

1급 대상자 4명중 2명이 빠지고 대신 다른 1급 1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장급 중에서도 1명이 그대로 남을지, 아니면 예정대로 나갈지가 유동적
이다.

왜 그럴까.

그 배경엔 관료인사의 난맥상이 뿌리깊게 배어있다는 게 정설이다.

"누구는 청와대의 누가 뺐다더라" "누구 뒤엔 권력 실세인 누가 있다더라"
는 얘기가 재경부에선 공공연한 비밀이다.

때문에 이번 인사는 "별들의 전쟁" "진검승부"로 비유된다.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는 누구도 모른다는 말도 있다.

이 장관은 지난 9월말 금융구조조정 일단락 후 "이제부턴 금융기관들이
인사 여신관리 등 소프트웨어의 구조조정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소프트웨어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곳은 밖이 아니라 재경부
내부라는 지적이다.

"파워 게임"에 흔들려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인사"야말로 "낙하산 인사"
만큼이나 바뀌어야할 재경부의 소프트웨어란 얘기다.

차병석 < 경제부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