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화 출범으로 때아닌 특수를 맞은 기업이 있다.

세계적 소전메이커인 풍산이 바로 그 회사이다.

소전은 동전의 중간재.

소전에 통화의 가치를 표시하는 문양만 넣으면 바로 동전이 된다.

화폐를 새로 만들면 지폐와 함께 동전도 제조해야 되기 때문에 대규모 소전
수요가 발생한다.

유러화 출범에 따른 소전 수요는 2002년까지 35만t, 1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세기 최대의 물량이다.

풍산은 세계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는 기술력과 최신설비를 앞세워 수주물량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아래 지난 97년에 이미 "유러소전 대책팀"을 구성했다.

수출부서 기술진 생산현장 실무자로 구성된 이 대책팀은 매월 본사와 공장을
오가며 시장정보 및 기술관련 회의를 갖는 등 유러소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류 진 사장은 최종 수주과정에서 해당국의 조폐국을 직접 방문, 상담을
벌이며 신뢰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이 회사 수출영업담당자는 "유러 소전의 경우 단시일내 발행이 이뤄지는
만큼 납기와 품질이 수주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단 수주하면 납품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수익성이 그만큼 클 것
으로 예상했다.

풍산은 이미 스페인과 네덜란드로부터 유러소전 1차분 공급물량 5천t을
수주했다.

이는 8t트럭 6백여대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9만t 가량의 유러화 소전을 더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U 이외지역 소전 생산업체로서는 최대 수주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풍산 외에 (주)대우 등 종합상사도 유러화 출범에 맞춰 화폐관련 특수를
찾고 있다.

대우는 유러화가 통용될 경우 각종 소프트웨어와 자동판매기 현금자동지급기
등의 특수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관련 제품 수출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수출업체들은 단일통화로 통합된 시장을 초기에 공략,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에 따라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