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이 유러화 출범이 가져올 파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중소기업들의 대유럽연합(EU) 수출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유러화 출범이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중소기업들은 대상국가별 수출가격
단일화, 새로운 결제시스템 구축 등 대응조치를 거의 취하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최근 대 유럽 수출중소기업 3백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3%만이 대책을 마련중이고 71.4%는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러화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응답한 업체도 41.3%에 달했다.

무공 관계자는 "유러화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무관심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수출가격 단일화, 유로화 결제 시스템 확보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유럽과의 교역에서 상당한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역전문가들은 유러화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이 없을 경우 상품가격을
오퍼할 때부터 혼선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러화의 가치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있어야 가격협상 및 네고가 가능할
것이란 얘기다.

무공의 엄성필 부장은 "EU 수입상들이 제품 가격인상 요인을 수출업체에
전가할 것으로 보이는데도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만이 EU지역에 대한 수출가격을 단일화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정도라고 그는 덧붙였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EU지역이 통합되면 인터넷 홈페이지를 활용한 수출이
크게 늘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중소업체들은 전자상거래를 통해 EU지역 수출영업을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유러화로 제품가격을 명기해 잠재 바이어를 발굴하는게 훨씬 쉬어졌다고
볼 수 있다.

무공은 중소기업들이 효율적으로 유러화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내년 1월 15일 컨설팅업체인 KPMG 독일지사의 유러화 전문가와 도이치은행
지점장 등을 초빙,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는 5천여개 정도의 중소기업이 유럽지역에 제품을 수출하는
만큼 유러화 출범을 수출확대의 계기로 삼기 위한 정부 및 업계의 공동노력
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