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퇴 부대" "OO증권 주세요"

올해 증시에 새로 등장한 유행어다.

최근 주가가 급등세를 타면서 증시과열에 대한 우려도 많지만 "개미군단"이
증시로 돌아온 것은 향후 경제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다.

IMF체제 이후 발생한 실업자 가장들은 명퇴금으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증시
로 모여들었다.

지금까지 커다란 낭패는 없었다.

지난 6월 11년만의 최저치인 280선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560선까지 올랐으
니 실업자의 고통을 증시가 분담해 준 측면도 있다.

더욱이 폐장일인 28일 주가는 7포인트가 올라 내년 증시에 대한 희망을
남겼다.

주가가 외환위기 직전인 97년9월 수준으로 회복된 것은 분명 의미있는
일이다.

정부 기업 및 국민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제회생을 위해 한햇동안
땀을 흘린 결과다.

그러나 최근 주가상승은 실물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보다는 금리하락에 따른
유동성 장세의 성격이 더 강하다.

일종의 거품이 되고 말 수도 있다.

변변한 실업대책마저 없는 상황에서, 명퇴부대들이 증시에 몰려든 상황에서
정부가 경제회생에 대한 기대감을 현실화시킬 수 있느냐는 것은 이제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가 됐다.

기대감이 거품에 그친다면 명퇴부대는 또다시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주식투자는 아무리 자기판단으로 하는 것이라지만 명퇴부대가 증권사 객장
에 포진하고 있다는 대목을 정책당국자는 잊어선 안된다.

최인한 < 증권부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