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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노트] (확률이야기) (6) '3할대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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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에서도 확률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야구는 확률의 경기라고도 할만큼 확률적인 분석이 작전을 펼치는데
    많이 고려가 된다.

    야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타율이란 경험적 개념으로서의 안타를 칠
    확률을 말한다.

    즉 오랜 기간에 걸쳐 동일한 상황이나 조건 아래서 안타를 칠 상대적인
    비율이 타율이며 조사한 자료의 수(타석)가 많을수록 그 타율의 신뢰성은
    높아진다.

    그러나 사람들은 타율을 종종 잘못 이해한다.

    예를 들어 어느 경기의 7회 초, 한 선수가 그의 4번째 타석에 등장했다고
    하자.

    이 선수는 3할대의 타자인데 이전의 3타석에서는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이 때 해설자는 이런 말을 한다.

    "네, 이 선수는 잘 치는 선수지요. 지금까지 세 번 모두 안타가 없었으니까
    이제는 한방 나올 때가 되었어요. 투수는 이번에는 이 선수를 조심해야지요"

    그러나 3할대 타자란 많은 매 타석에 들어섰을 때 안타를 때린 확률이
    3할대인 타자를 말한다.

    이 타자가 3타석마다 안타를 때린다는 말은 아니다.

    몇 번의 타석에서 타율이 항상 3할로 균형을 이룬다는 기대는 잘못된
    판단이다.(이를 대표성 오류(representativeness bias)라고 한다)

    3할대 타자도 단기적으로는 오랫동안 안타를 때리지 못하기도 하고 연속
    으로 안타를 때리기도 하는 것이다.

    반대로 이 타자가 이전의 3타석에서는 모두 안타를 때렸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해설자는 다음과 같이 말을 해야 일관성이 있다.

    "네, 이 선수는 3할대 타자인데 지금까지 세번 모두 안타를 쳤으니까
    이제는 범타로 물러날 차례입니다. 투수는 이 선수를 조심할 필요가 없지요"

    그러나 이런 식으로 말을 하는 해설자는 물론 없다.

    거의 전부가 "네, 이 선수 오늘 잘 맞고 있지요. 투수는 이 선수를 정말
    조심해야 됩니다"라고 해설한다.

    수술에서 성공할 확률에 대한 해석도 마찬가지다.

    심각한 병으로 수술을 받게된 환자가 이 수술이 성공할 확률은 1%밖에
    안된다는 말에 크게 낙담했다.

    그런데 의사는 의외로 밝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걱정 마세요, 당신은 틀림없이 살아날테니. 지금까지 동일한 병으로 내가
    수술한 99명의 환자가 모두 죽었으니 1백번째 환자인 당신은 틀림없이 살아날
    거요"

    의사는 명백히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 만일 이 의사가 수술한 첫번째 환자가 살아났다면 그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만약 이 의사가 다음에 수술받을 환자들은 당연히 모두 죽을 것이라면서
    수술을 거부한다면 그런 바보짓은 없을 것이다.

    수술의 성공확률이 1%라는 것은 각 환자에게는 제각기 1%의 성공확률이
    있다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김진호 < 공군사관학교 교수 gemkim@hanmail.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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