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적발된 증시교란사범들은 각종 "작전"을 동원했다.

주가를 조작하거나 내부정보를 이용, 부도직전에 보유주식을 처분하는 등의
수법을 썼다.

결국 이로 인한 피해는 일반투자자들이 입었다.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감도 커져 증장에 악영향을 주게됐다.

<>회사자금 동원 자사주 주가조작 =이번 사건의 가장 큰 특징은 전형적인
주가조작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방법이 사용된 점이다.

거액의 차익을 노린 전주가 낮은 가격에 작전주식을 산뒤 증권회사 직원과
브로커를 동원하는 게 일반적인 주가조작사건이다.

즉 제3자가 시세 차익을 노려 주가를 조작한다.

그러나 한국티타늄의 경우는 회사가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자사주의 주가를 조작했다.

이 회사 이흥주 사장은 회사자금 4백11억원을 인출해 신한증권과 부산투자
자문을 통해 주가를 조작했다.

이 사건의 또 다른 특징은 <>자금 조달(회사) <>시세조종(삼성증권
신한증권) <>펀드매니저 섭외 및 로비(신한증권 증권브로커)로 역할분담체계
를 갖춘 다음 작전을 수행한 점이다.

이 과정에서 증권브로커 김종구(구속)씨는 펀드매니저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16억7천만원을 받았으며 이는 증권사범 수사결과 적발된 로비자금중 최대규모
라는게 검찰의 설명이다.

한국티타늄은 증권거래소에서 주식의 이상매매 징후를 포착하고 조사에
들어가자 증권감독원 이승애 과장에게 조사무마 조건으로 1억6천만원을
주기도 했다.

신광산업 금강피혁도 회사자금을 이용해 자사주가를 조작했다가 적발됐다.


<>부도직전 보유주식 처분 =삼양식품 전인장 사장은 경영악화로 부도가
예상되자 지난 1월 주식 12만주를 10억원에 팔아 7억원을 챙겼다.

이밖에 신풍제약 태성기공 서광건설 임직원들 10여명도 부도직전에 자사주를
팔아 부당이득을 챙겼다가 이번에 적발됐다.

<>신종주가조작 기법 =고니정밀 주가조작에 관여한 유화증권 오재영
역삼지점장 등은 고가매수주문이라는 고전적 방법과 M&A(기업인수합병)라는
새기술을 이용했다.

M&A 전문가에게 M&A 시나리오를 작성의뢰하는 수법으로 M&A중인 것처럼
허위공시를 하도록 유도하고 주가를 상승시켜 차액을 챙긴 것이다.

PC통신을 이용한 주가조작도 밝혀졌다.

한진투자연구소 이상윤소장은 하이텔 등 PC통신망을 통해 주식투자 자금을
모아 삼화전자 주식을 산뒤 PC통신에 허위사실을 유포, 주가를 조작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 김문권 기자 m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