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그룹 임원 인사가 본격화되면서 99년에 눈여겨 봐야할 전문경영인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내년 유망 경영인으로 꼽히는 인물들의 특징은 각 그룹별로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재무"와 "기획" 출신이라는 점을 우선 들수 있다.

또 그룹 경영권 지배구도 변화에 따른 총수 측근임원의 부상, 정치권과
맞물려 호남인맥의 부상도 점쳐진다.

새해 뜰 경영인을 조망해 본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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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은 올해에 이어 재무.기획담당 임원들의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

내년 기업들의 최대 화두가 "구조조정의 완결"과 "21세기 새 전략사업의
모색"이고 이를위해선 재무.기획통 임원들의 진두지휘가 불가결하기 때문
이다.

호경기때 각광받았던 영업이나 마케팅, 생산, 기술 등 이른바 "현장" 출신
은 퇴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나 기획 전문가가 많은 그룹구조조정본부 소속 임원들이 최근 인사에서
일제히 부상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올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던 현대의 경우 자동차사업을 맡게된
이계안 자동차 기획조정실장(사장급)과 이방주 현대자동차 사장을 들수 있다.

현대에서 가장 먼저 출근하는 이 실장은 경영전략팀장 시절 구조조정 실무
를 혼자 처리했을 정도로 명석한 두뇌를 갖고 있다.

"젊지만(46세) 머리속엔 노인네가 서넛 들어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기아.아시아자동차 인수 성공이후 이달초 그룹 경영전략팀장에서 자동차
기획조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정몽구 회장의 핵심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방주 현대자동차 사장은 올해 전무에서 부사장, 사장으로 2단계 초고속
승진한 "행운아"다.

재무가 주특기로 현대자동차 재경담당 업무를 맡으면서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게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기아인수때는 인수팀장으로 활약하면서 인수 결정적 공을 세웠다.

노정익 현대경영전략팀장은 종합기획실의 "터줏대감"이다.

자동차 기획실장으로 승진한 이계안 사장의 뒤를 이어 이달초 경영전략팀장
을 맡았으며 재무통이다.

현대의 모든 자금흐름을 한눈에 꿰고 있다.

삼성의 경우 정보통신분야 기획통인 김홍기 삼성SDS 대표이사 부사장과
박희준 삼성전자 사장을 유망주자로 들수 있다.

이들은 삼성의 21세기 주력사업인 인터넷, 정보통신 사업의 야전사령관이다.

김홍기 삼성SDS대표는 남궁석 사장이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임명됨에 따라
전무에서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일약 2단계 승진했다.

중소기업은행 제일모직을 거쳐 93년부터 삼성SDS에서 근무해 오고 있으며
경영학과 출신이면서도 엔지니어가 놀랄정도로 컴퓨터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전략사업으로 주목하고 있는 인터넷 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박희준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삼성이 정보통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97년초 영입한 인물.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김홍기 사장과 동문이다.

삼성반도체통신 기획담당 상무를 지내다 85년 미 모토로라로 옮겨 본사
부사장, 모토로라코리아 사장 등을 지냈다.

뛰어난 기획력을 자랑한다.

그룹구조조정본부의 김인주 상무(재무팀장)는 그룹 전체적인 방향을 잡는
핵심 경영인이다.

재무 출신인 이학수 그룹구조조정본부장(사장)을 도와 그룹 전반의 재무
업무를 맡고 있는 다크호스.

40대 초반의 젊은 그의 생각에 따라 그룹 구조조정작업 전반이 좌지우지
된다.

대우그룹과의 자동차 빅딜협상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구조조정 업무 대부분이 재무 관련 일인 까닭에 그룹내에서 파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밖에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사장도 최근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구조
조정본부 경영분석팀장으로 임명돼 주목받는 인물중 한사람이다.

LG그룹에선 남용 LG텔레콤 대표이사 부사장이 꼽힌다.

50세의 젊은 나이에 최근 인사에서 사장을 맡았다.

76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LG전자에 입사, 85년까지 수출기획 등
해외업무를 담당하다 89년 회장실로 자리를 옮긴뒤 LG의 경영혁신을 주도
했던 인물이다.

기획통이다.

LG전자 정병철 사장은 자금, 경리담당의 전통적 재무통으로 최근 사장으로
승진했다.

대우의 추호석 대우중공업 종합기계부문 사장은 (주)대우 근무 시절
김우중 회장 수행 임원으로서 해외프로젝트를 성사시킨 주인공.

런던 브뤼셀 등 유럽에서 해외감각을 쌓았고 지난 90년부터는 기조실에서
대우의 세계경영의 핵심 브레인역할을 해왔다.

90년 임원이 됐고 5년만인 95년12월 45세의 나이로 사장에 올랐다.

SK에선 유승렬 SK(주) 부사장이 떠오르는 별이다.

기획통으로 SK 양대 주력기업중 하나인 SK(주)를 이끌게 된다.

SK(주)의 전략기획팀장을 거쳐 지난 9월부터 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장을
맡아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으며 성공적인 구조조정의 공을 인정받았다.

금호의 김흥기 금호주택할부금융 대표이사 부사장도 부상하는 전문경영인
으로 꼽힌다.

회장 부속실 성격이 강한 금호타이어 비전경영실의 상무이사로 있다가
이번 인사에서 전문경영인으로 발탁됐다.

금호석유화학에서 재무 경리파트를 두루 담당한 자금통으로 꼽힌다.

< 강현철 hck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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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년 유망 전문경영인 ]

<> 김윤규(54)
- 현대건설 사장
- 서울대(기계공학)
- 현대남북경협사업단장

<> 이방주(55)
- 현대자동차 사장
- 고려대(경제학)

<> 이계안(46)
- 현대자동차부문 기획조정실장(사장)
- 서울대(경영학)

<> 노정익(45)
- 현대건설 상무
- 서울대(경영학)
- 현대경영전략팀장

<> 양인모(58)
- 삼성엔지니어링대표이사 사장
- 외대(독어)

<> 박희준(54)
- 삼성전자 사장(정보통신총괄)
- 컬럼비아대(경영학)

<> 김홍기(51)
- 삼성SDS 대표이사 부사장
- 서울대(경영학)
- 그룹 인터넷사업총괄

<> 배정충(53)
- 삼성생명대표이사 부사장
- 고려대(경영학)

<> 추호석(48)
- 대우중공업 종합기계부문 사장
- 서울대(경영학)

<> 이헌출(50)
- LG카드 사장
- 서울대(경영학)

<> 정병철(52)
- LG전자 사장
- 연세대(경영학)

<> 강유식(50)
- LG구조조정본부사장
- 서울대(경영학)

<> 남용(50)
- LG텔레콤 사장
- 서울대(경제학)

<> 유승렬(48)
- SK주식회사 부사장
- 서울대(경영학)
- 그룹구조조정추진본부장 겸임

<> 표문수(45)
- SK텔레콤 전무
- 보스턴대(경제학박사)
- 기획조정실장겸 사장 실장

<> 명호근(55)
- 쌍용양회 사장
- 서울대(법학)
- 그룹구조조정실행위원장 겸임

<> 한신혁(53)
- 동부전자 사장
- 서울대(경영학)

<> 이세연(48)
- 동양염공PU장(상무)
- 경북대(경제학)
- 동양염공경영정상화로 2계급 특진

<> 배영호(54)
- 코오롱 유화사장겸 코오롱제약사장
- 서울대(섬유공학)

<> 김흥기(52)
- 금호주택할부금융 대표이사 부사장
- 연세대(경영학)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