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와 LG반도체간의 반도체부문 합병 협상이 연내에 마무리되지
못하고 내년으로 넘어갔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와 LG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재로 이날 가질
예정이었던 반도체 부문 합병을 위한 2차 회의를 내년 초에 열기로 했다.

현대와 LG는 2차회의를 31일 갖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LG가 30일 종무식을
갖기 때문에 할수 없이 내년으로 넘기기로 했다.

현대와 LG가 2차 협상을 연기한 것은 1차 회담에서 입장 차이가 너무 커
대안을 모색하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현대측은 LG측에 선경영권 인정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LG측은 ADL(아서 D 리틀) 보고서의 원천 무효를 거듭 주장하고있어 타협안이
쉽게 나오지 않고있다"고 전했다.

현대 관계자는 "외부 컨설팅회사로 합의 선정된 ADL이 보고서를
제출했으므로 LG는 ADL의 보고서대로 현대에 70%의 지분과 경영권을
먼저 인정해야한다"고 말했다.

현대는 선경영권인정이 이루어지지 않는한 다른 대안을 검토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반해 LG측은 ADL의 보고서는 불공정하고 객관적이지 못해 인정할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ADL보고서를 먼저 인정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일수
없다고 강조했다.

LG는 그러나 반도체 과잉투자를 해소하기 위해 통합협상에 임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현대에 경영권을 넘기는 방법을 제외한 모든
방안을 검토할수있다고 밝혔다.

LG는 7대3의 지분비율외에 당초 밝힌 5대5지분의 공동경영방안, 연구부서를
합치는등의 전략적 제휴 방안을 대안으로 검토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전략적 제휴방안은 정부와 약속한 "7대3지분 합병회사"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섣불리 제안하지 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LG측이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7대3 지분구조
약속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LG측이 조만간 정부에 다른 대안에 대한
양해를 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