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과 한국노동교육원이 새로운 노사문화창출을 위해 공동으로
마련한 금강산 노사합동연수가 지난 23~26일 열렸다.
''98년 노사관계 평가와 새로운 노사문화 패러다임창출방안''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연수에는 노동계 재계 정부관계자 등 1백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생산적 노사관계가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노사가 한마음으로 뭉쳐 국가경제회생에 적극 나서자고 다짐했다.
토론내용을 요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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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자 : 김영배 < 경총 상무 >
김원배 < 노동부 노정국장 >
이용환 < 전경련 상무 >
이남순 < 한국노총 사무총장 >
김황조 < 연세대 교수 >
나찬경 < LG전자 노조위원장 >
사회 : 김수배 <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 사회 > ]
<> 김수배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사회) =내년 최대 이슈는 노사문제가 될
것이다.
올해는 대량실업, 정리해고 등 노사불안요소가 많았으나 국가 전체가 워낙
긴장된 상태속에 있었기 때문에 커다란 충돌없이 지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내년에는 경제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면서 노사대립이 밖으로
표출될 우려가 있다.
이번 좌담회도 이런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대안을 모색해 보기
위해 마련됐다.
<> 김황조 교수 =노사관계를 평가하면 정부가 10조원에 가까운 실업대책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EABC 보고서가 지적했듯이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노사정위원회도 출범은 좋았으나 지금은 매우 불안한 위치에 있다.
산업현장에서는 불법파업과 부당노동행위가 증가했다.
내년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관측도 있지만 실업과 노사관계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일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새로운 노사관계를 창출해야 한다.
소모적인 노사관계를 건설적인 노사관계로 바꿔 나가는 것이 절실하다.
김대중 대통령이 제시한 신노사문화창출은 노사관계의 효율성, 형평성,
대등성, 유연성, 신뢰성이 바탕돼야 한다.
<> 김원배 노정국장 =노사정위원회에 대해 비판이 많지만 고통분담을
자유방임에 맡겨두면 특정주체에게 그 고통이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도 노사정위원회는 반드시 필요하며 내년에는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하반기들어 노사관계가 다소 안정되면서 노사협력을 모색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도 새로운 희망이다.
11월, 12월 두달 사이에 2백개가 넘는 업체가 노사협력선언을 했다.
내년도 노사관계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5대그룹의 구조조정를 비롯해 기업들의 구조조정절차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경제회복에 따른 근로자들의 소득보전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본다.
앞으로 신뢰에 바탕을 둔 공생적 노사관계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신노사문화창출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생각은 전혀 없다.
노사의 참여를 바탕으로 추진하겠다.
<> 이남순 사무총장 =올해 노사관계에 많은 비판과 아쉬움이 있었지만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
그동안 "경제가 어렵다. 이때 노사분규하면 공멸이다"는 식의 협박적 노사
협조 유인사례가 많았다.
이런 방식으로는 지속적인 노사협력분위기를 조성하기 어렵다.
노사정위원회의 합의가 이행되지 않고 있고 실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여
내년 노사관계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산업현장에서는 강성집행부를 선호하는 노조가 늘고 있다.
신노사문화창출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가진 자의 양보와 지도층의 솔선수범이 선도돼야 한다.
그렇다면 노조도 이런 협력할 자세가 충분히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 김영배 상무 =노사는 한 몸이다.
사측이 아프면 노측도 따라 아프기 마련이다.
올해 30대 그룹 가운데 17개가 도산했다.
근로자들의 고통도 많았다.
노동계에서는 민주노총보다 한국노총의 위상이 강화됐다.
근로자들의 고통이 한국노총의 유연성으로 많이 해결된 반면 민주노총은
고용조정에 투쟁력을 집중해 실질적인 혜택을 많이 받지 못했다.
내년에는 갈등증폭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노사가 올해 어려운 시기를 넘기면서 면역력도 상당히 증가됐다.
내년의 위기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 이용환 상무 =대부분이 내년에는 경기회복이 되는 등 경제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평가하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다.
특히 5대 그룹조조정이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되면서 경제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
신노사관계는 상호신뢰에서 가능하다.
후쿠야마가 말했듯이 고신뢰사회가 되어야 한다.
금감위에서는 구조조정을 하라고 하면서 노동부에서는 고용조정을 하지
말하고 하는데 정부입장이 상반돼서야 되겠는가.
국민들이 보기에는 정부는 하나다.
일관된 정책을 내달라.
<> 나찬경 LG전자 노조위원장 =경영자가 노조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중간계층의 의지만으로는 해결안되는 경우가 많다.
협력적 노사관계를 만들어가면 노사가 어용으로 몰리는 수가 있다.
대표자도 이것을 알고 있다.
이 부분부터 노사가 함께 바꿔 나가야 한다.
노조는 회사의 재무상태 등에 대해 연구를 해서 합리적인 요구안은 내놓고
이를 관철시켜야 한다.
정부는 노사의 중간에 서서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 정리 = 김광현 기자 k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