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동안 건설산업은 그 기반이 뿌리채 흔들릴 정도로 큰 타격을 입었다.

건설수주액이 전년에 비해 40% 가까이 줄어들었고 건설업체 부도도
속출했다.

건축허가 면적과 주택건설실적도 수직낙하하는 수준이었다.

한마디로 국제통화기금(IMF)한파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전반적인 건설경기를 보여주는 건설수주액의 경우 지난 10월말까지
36조3천7백60억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나 감소했다.

11월과 12월 들어 공공공사 발주가 소폭 늘어 연말까지 건설공사 총 계약금
액이 49조4천8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대한건설협회)되고 있지만 이 금액
도 지난해에 비하면 37.9%나 줄어든 것이다.

이같은 수주부진에 따라 올들어 10월말까지 도산한 건설업체(주택전문업체
제외)수가 2천28개나 됐다.

주택전문업체도 아파트 분양 부진에 따른 자금난으로 4백6개사나 무너졌다.

주택전문업체를 포함할 경우 건설업체는 올해 하루에 평균 6.7개씩 나자빠진
셈이다.

이들 업체중에는 워크아웃(3개사)이 확정된 벽산건설 우방 동아건설, 화의
신청(52개사)이 받아들여진 서광건설산업 보성, 법정관리(40개사)중인 청구
우성 등 대형업체들도 많아 건설경기 침체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줬다.

건축허가 면적도 급감했다.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전국적으로 건축허가를 받은 면적이 4천5백48만3천
평방m로 작년 같은 기간(9천9백9만8천평방m)에 비해 54.1%나 감소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자금난이 건축부문에 대한 투자를 전반적으로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건설실적도 마찬가지다.

올들어 지난 11월말까지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주택이 25만8천4백4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50만6천11가구)보다 48.9%나 줄어들었다.

특히 이 가운데 사업계획승인만 받고 착공하지 않는 물량이 상당수를 차지
하고 있어 올 한해동안 실제로 건설된 물량이 10만가구 이하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산업의 몰락은 실업자 양산이라는 또 다른 문제도 야기시켰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현재 건설업 종사자가 2백2만6천명이
었지만 올 11월말에는 1백5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불과 1년 사이에 52만6천명이 건설현장을 떠난 것이다.

지난달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실업자수가 1백55만7천명인 점을 감안할때
3분의 1이상이 건설업에서 발생한 실업으로 볼 수 있다.

< 송진흡 기자 jinh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