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 지구촌 '모세 열풍' .. 서적/영화 등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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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를 가른 불가사의의 인물"
"초월적 예언자이면서 가장 고독했던 인간"
3천3백년 전 자신의 운명과 신의 부름 앞에서 고뇌하던 구약성서 속의
모세가 세기말 지구촌에 부활했다.
미국에서 출간된 "이집트의 모세"(진 애스만 저)와 "모세의 삶"(조나단 커시
저)이 유일신 논쟁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독일에서는 "모세 그리고 민주주의
의 계시"(한네스 슈타인 저)라는 인문서가 출간됐다.
모세의 삶을 그린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도 전세계 극장가를 뒤덮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모세의 실존여부에 관한 기사를 싣는 등 모세
열풍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 작가이자 사학자인 제랄드 메사디에의 장편소설 "모세"
(임헌 역, 전3권, 바다출판사)가 국내에서 출간됐다.
구약의 모세 일대기를 문학적 상상력으로 복원한 이 작품은 지난 6월
프랑스에서 발간돼 1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이집트의 왕자" "엑소더스" "예언자의 길" 등으로 나눠 모세를 "서양 정신
문명의 뿌리"로 재해석했다.
작가는 모세가 이집트의 이민족탄압으로 나일강에 버려졌다가 파라오의 딸에
의해 구출된다는 "나일강의 요람 이야기"는 성서기록자들의 창작이라고
반박한다.
공주가 갈대밭의 흙탕물에서 목욕하는 것이나 히브리 사내애를 죽이라는
파라오의 명령을 거부하고 궁중에서 키운다는 얘기가 어불성설이라는 것.
그래서 작가는 모세를 이집트 왕녀와 히브리인 노예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로 그린다.
지난해 인기를 모았던 소설 "람세스"에서 모세가 람세스와 함께 교육받은
친구사이로 그려진 것과도 차이를 보인다.
"모세"는 두 사람을 외삼촌과 조카로 설정하고 이들의 갈등을 비중있게
다룬다.
작가는 또 이집트의 압제로부터 히브리인들을 탈출시킨 출애굽의 주인공
모세에게서 "전설의 옷"을 한꺼풀씩 벗겨낸다.
그는 역사와 신화 문학의 "3면 거울"로 인간 모세의 참모습을 비추는데
더 공을 들인다.
신의 계시를 받고 현실과 접목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절망하는 대목,
숱한 고초를 이기고 엑소더스의 대장정에 오르는 과정 등이 와이드 스크린
처럼 생생하게 펼쳐진다.
하필 지금 모세가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서구에서는 세기말의 불안심리를 반영한 현상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
이다.
혼돈 속에서 구원을 모색하는 현대인들이 위대한 영웅의 행보를 통해
정체성을 회복하고 진정한 삶의 이정표를 발견하려는 몸짓이라는 것이다.
이는 또한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희망의 출구"를 찾는 작업이기도
하다.
-----------------------------------------------------------------------
<> 모세는 실존인물인가 ="타임"최근호는 영화 "이집트 왕자" 개봉에 맞춰
모세의 실존여부를 다각도로 추적했다.
"나일강의 갈대상자"와 관련, 일부 학자들은 당시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
에 등장하지 않으며 람세스2세(BC1279~1212년)때의 조형물에도 그런 기록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모세"라는 이름도 "물에서 건져냈다"는 히브리어가 아니라
"태어나다"는 뜻의 이집트어 접미사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학자들은 이집트 연대기에 등장하는 "에이피루" 집단이 사실상
히브리족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맞선다.
타임은 "홍해 기적"의 "바다 가운데로 마른 땅을 밟고 지나갔다"는 기록에
대해서도 "바다가 아니라 시나이산 동북부의 얕은 시르보니스 호수"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을 소개했다.
하지만 실존여부에 대한 결론은 짓지 않았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1일자 ).
"초월적 예언자이면서 가장 고독했던 인간"
3천3백년 전 자신의 운명과 신의 부름 앞에서 고뇌하던 구약성서 속의
모세가 세기말 지구촌에 부활했다.
미국에서 출간된 "이집트의 모세"(진 애스만 저)와 "모세의 삶"(조나단 커시
저)이 유일신 논쟁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독일에서는 "모세 그리고 민주주의
의 계시"(한네스 슈타인 저)라는 인문서가 출간됐다.
모세의 삶을 그린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도 전세계 극장가를 뒤덮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모세의 실존여부에 관한 기사를 싣는 등 모세
열풍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 작가이자 사학자인 제랄드 메사디에의 장편소설 "모세"
(임헌 역, 전3권, 바다출판사)가 국내에서 출간됐다.
구약의 모세 일대기를 문학적 상상력으로 복원한 이 작품은 지난 6월
프랑스에서 발간돼 1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이집트의 왕자" "엑소더스" "예언자의 길" 등으로 나눠 모세를 "서양 정신
문명의 뿌리"로 재해석했다.
작가는 모세가 이집트의 이민족탄압으로 나일강에 버려졌다가 파라오의 딸에
의해 구출된다는 "나일강의 요람 이야기"는 성서기록자들의 창작이라고
반박한다.
공주가 갈대밭의 흙탕물에서 목욕하는 것이나 히브리 사내애를 죽이라는
파라오의 명령을 거부하고 궁중에서 키운다는 얘기가 어불성설이라는 것.
그래서 작가는 모세를 이집트 왕녀와 히브리인 노예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로 그린다.
지난해 인기를 모았던 소설 "람세스"에서 모세가 람세스와 함께 교육받은
친구사이로 그려진 것과도 차이를 보인다.
"모세"는 두 사람을 외삼촌과 조카로 설정하고 이들의 갈등을 비중있게
다룬다.
작가는 또 이집트의 압제로부터 히브리인들을 탈출시킨 출애굽의 주인공
모세에게서 "전설의 옷"을 한꺼풀씩 벗겨낸다.
그는 역사와 신화 문학의 "3면 거울"로 인간 모세의 참모습을 비추는데
더 공을 들인다.
신의 계시를 받고 현실과 접목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절망하는 대목,
숱한 고초를 이기고 엑소더스의 대장정에 오르는 과정 등이 와이드 스크린
처럼 생생하게 펼쳐진다.
하필 지금 모세가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서구에서는 세기말의 불안심리를 반영한 현상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
이다.
혼돈 속에서 구원을 모색하는 현대인들이 위대한 영웅의 행보를 통해
정체성을 회복하고 진정한 삶의 이정표를 발견하려는 몸짓이라는 것이다.
이는 또한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희망의 출구"를 찾는 작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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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세는 실존인물인가 ="타임"최근호는 영화 "이집트 왕자" 개봉에 맞춰
모세의 실존여부를 다각도로 추적했다.
"나일강의 갈대상자"와 관련, 일부 학자들은 당시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
에 등장하지 않으며 람세스2세(BC1279~1212년)때의 조형물에도 그런 기록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모세"라는 이름도 "물에서 건져냈다"는 히브리어가 아니라
"태어나다"는 뜻의 이집트어 접미사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학자들은 이집트 연대기에 등장하는 "에이피루" 집단이 사실상
히브리족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맞선다.
타임은 "홍해 기적"의 "바다 가운데로 마른 땅을 밟고 지나갔다"는 기록에
대해서도 "바다가 아니라 시나이산 동북부의 얕은 시르보니스 호수"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을 소개했다.
하지만 실존여부에 대한 결론은 짓지 않았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