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벽잔등조불면
야심허관사처연
훤당정성금안부
학발명조우일년

등잔불 가물가물 잠 못이루고/
밤 깊도록 빈 집에서 심사만 처량/
어머님은 조석으로 평안하시온지/
백발로 내일이면 또 새해를 맞으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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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때 화의를 반대하다가 청나라에 잡혀가 처형당한 윤집이 섣달 그믐
날 고향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지은 시 "제야"이다.

당 태종 이세민은 "수세"에서 "섬돌에 하얀 매화 향기롭게 피었고/꽃쟁반에
붉은 촛불 가물거리는데/오는 해 가는 해를 다함께 기쁜 마음으로/이밤을 뜬
눈으로 맞이하고 떠나 보내네"(계복서매소, 반화권촉홍. 공환신고세, 영송일
소중)"라고 읊었다.

지난 한해 우리가 겪은 애환이 그 얼마였던가!

기묘년 새해에는 온 누리에 기쁨만 넘치게 하소서.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