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을 외국금융기관에 파는 것은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약속이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부는 막대한 자금을 또 집어넣는다.

정부자금의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은행당 4-5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금지원이 필요한 것은 부실자산을 떼어내고 팔기 때문이다.

외국투자자는 건전자산만을 갖고 있는 깨끗한 형태로 은행을 인수하고
싶어한다.

이에따라 정부는 제일 서울은행의 부실가능자산을 떼어내야 한다.

떼어내는 기준은 사는 측이 정한다.

자신들이 볼때 불건전한 자산은 떼어내 달라고 요청한다.

실사를 다시 한후에 결정한다.

불건전한 자산을 떼어내게 되면 결국 자산부족분을 정부가 메워줘야 한다.

또 매각후 발생되는 부실자산에 대한 손실도 일부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

손실분담비율은 최종 협상에서 결정된다.

한 은행당 정부보전자금은 4조-5조원으로 추산된다.

재정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두 은행에 이미 1조5천억원씩 증자자금으로 지원했다.

일부에서 지나친 국민부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보유주식을 팔아 투입자금을 건질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외국에 안 팔고 다른 방식으로 처리하더라도 그정도 비용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두 은행에 막대한 자금을 보전해 매각한후 이를 회수하기 위해
매각지분을 놓고 외국투자자와 막판까지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두 은행의 정부지분은 93.75%다.

정부는 미국계인 뉴브리지 컨소시엄과 영국계인 HSBC에 최대 51%의 지분만을
판다는 계획이었다.

이는 외국투자자가 경영권을 쥘수있는 범위내의 최소한 지분이다.

정부는 49% 지분을 갖길 원한다.

반면 뉴브리지는 60%대, HSBC는 80%대를 희망했다.

정부가 보기엔 너무 많은 지분을 투자자들이 가져 가려는 것이다.

은행을 판 후 경영상태가 좋아져 주식값이 오른다면 정부가 챙길 몫이 줄게
되는 꼴이다.

제일 서울은행에 이미 들어간 돈과 앞으로 들어갈 돈의 규모를 놓고 벌어질
논란을 잠재울수 있는 무기도 향후 정부가 회수할 잠재이익인 만큼 매각
지분율은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정부는 가능하면 51%대로 외국투자자들의 몫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뉴브리지가 좀더 가까이 다가왔다.

하지만 대외신인도면에서는 HSBC가 우리측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뉴브리지보다 뻣뻣한 HSBC에 조건을 따질 시간을 하루 더 준 것도 HSBC에
대한 애착 때문이다.

최종 결정이 어떻게 날지는 미지수다.

부처간에도 생각이 다소 달랐다.

재정경제부가 좀더 신중했다.

보수적이었다.

연내 매각에 급급해 투자자가 내민 까다로운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재경부 의견에 동조하면서도 매각을 성사시키는데 좀더
애착을 보였다.

두 은행중 하나만 팔린후 남게 되는 은행도 문제거리다.

인원 점포 자산구성면에서 제일은행이 서울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낫다는
평가가 있다.

안팔린 은행에 대한 추가매각작업은 쉽지 않다.

금감위는 이런 사정 때문에 미국계인 뉴브리지 컨소시엄과 영국계인 HSBC가
두 은행을 동시에 매입해 주길 간절히 기대해 왔다.

< 고광철 기자 gwang@ >

[ 제일/서울은행 현황 ]

* 98년 12월현재(총자산 총여신 BIS비율 당기순이익은 6월현재)

<> 총자산
- 제일 : 40조2,958억원
- 서울 : 31조2,776억원

<> 총여신
- 제일 : 22조4,455억원
- 서울 : 16조8,372억원

<> 자본금
- 제일 : 1조6,000억원(정부지원 93.75%)
- 서울 : 1조6천억원(정부지분 93.75%)

<> 직원수
- 제일 : 4,858명
- 서울 : 4,812명

<> 점포수
- 제일 : 339개
- 서울 : 291개

<> BIS비율
- 제일 : 7.78%
- 서울 : 7.52%

<> 당기순이익
- 제일 : -1조3,637억원
- 서울 : -1조3,765억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