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고 여성적이며 얌전해 어린이 어른 모두에 인기있는 작은 동물 토끼는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지에 널리 분포해 산다.

언제부터인가 알수 없지만 산이나 숲에 있는 산토끼를 잡아다가 집에서
기르기 시작해 지금은 산토끼(hare)와 집토끼(rabbit)로 크게 구분한다.

산토끼는 여럿이 무리지어 살지 않는다.

각종 초근목피를 먹고 특히 칡의 순과 잎을 좋아한다.

큰 특징는 커다란 귀와 잘 발달한 뒷다리를 가졌다는 점이다.

귀가 커 청각이 대단히 발달해 있다.

그리고 개와 함께 땀을 흘리지 않는 토끼는 귀가 체온조절을 돕는다.

공기나 바람에 스치는 면적이 넓은 때문이다.

뒷다리가 길어 산꼭대기쪽으로 잘 뛴다.

회귀하는 습성이 있어 다니는 통로가 거의 일정하다.

집토끼는 한번에 4-8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비해 산토끼는 1-2마리 밖에
낳지 않는다.

산토끼는 자신을 지켜갈수 있는 이렇다할 무기(자위능력)이 없다.

그러나 족제비 솔개 까마귀 쥐 개 고양이 여우 늑대 등 주위에 강한 적들이
많다.

큰 귀로 침입자의 출현을 빨리 알수 있고 긴 뒷다리가 도망을 돕지만
천적들의 식욕을 간단히 물리치기에는 그 능력이 우수한 편은 아니다.

이런 탓인지 제방귀에 놀랄정도로 토끼는 겁이 많고 잠도 깊게 못자며 늘
"토끼잠"을 잔다.

풀도 한곳에 오래 머무르며 마음편하게 뜯어먹지 못하고 급하게 삼켜
뱃속에 넣는다.

그리고 굴속에 돌아와 이를 항문으로 배설해 다시 먹고 양분을 흡수한
연후에 단단한 배설물을 몸밖으로 내보낸다.

토끼가 가련해 보이지만 조물주가 외면하지 않고 남다른 지혜를 준 것같다.

여우도 약은 동물로 꼽히는데 우리 속담에 "토끼 덫에 여우가 걸린다"는
말이 있다.

또 교활한 토끼는 굴이 셋이라 한다.

연약한 토끼가 위기를 면하려고 굴을 세개나 운영한다는 것이다.

"카지노 자본주의" 시대에 맞이한 1999년 첫날, 토끼가 자위하는 지혜를
생각해 보고 싶은 이유는 뭘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