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어떤 물체를 비범한 감각으로 느낄 때 그것을 카메라로 찍으면
"예술사진"이 되고, 글로 표현하면 "문학"이 되고, 색채로 표현하면 "그림"
이 된다.

또 몸짓으로 표현하면 "무용"이 되고, 소리로 표현하면 곧 "음악"이라는
예술이 태어나게 된다.

(주)효성에는 사업장마다 사진서클이 있다.

그러나 좀 더 아름다운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와 가장 치열하게 씨름하는
사람들은 언양공장 사진동아리 "조리개"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지난 87년 출발, 현재 23명의 회원들이 활동중이다.

그중 열성회원은 10명 정도다.

필자가 회장을 맡고 있다.

조리개는 경남지방 사진동아리 사이에서 흑백사진 분야에서 명성을 얻고
있다.

울산지역 사진동호회 사이에서는 예전부터 "조리개=흑백사진"이라고 인정을
받았다.

그만큼 흑백사진 분야에서는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다.

전국대회에서 수상한 회원이 꽤 많기 때문이다.

사진동아리 활동중 가장 인상깊은 것은 역시 겨울산행이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도 제대로 된 사진 한장 얻기 힘들다.

그래도 매력이 많다.

우리나라의 3대 설경은 "덕유산" "성인봉(울릉도)" "한라산"인데 특히
덕유산 일출무렵의 운해는 환상적이다.

그러나 겨울산은 날씨가 좋아야 몇장의 사진이라도 건질 수 있다.

조리개 회원들은 한달에 한번 이상은 정기출사를 다닌다.

지난해는 감포해수욕장, 통도사, 지리산, 부산의 광안리 등지로 출사를
다녀 왔다.

출사를 다녀 와선 찍은 사진을 놓고 품평회도 갖는다.

그래서인지 조리개회원들의 단합은 시쳇말로 "끝내"준다.

회원끼리 여름휴가도 같이 갈 정도다.

모두 성격들이 원만해서 양보를 잘 하는 것도 조리개의 자랑거리다.

또하나의 자랑거리는 지난해 11월19일부터 22일까지 울산문화원에서 전시회
를 열었던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시회를 찾아 수준높은 사진작품에 매료됐다.

격려와 축하도 많이 받았다.

사진을 통해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사람들.

그 속내를 전시회를 통해 함께 나누려는 사람들.

이들이 효성의 "조리개"회원들이다.

올해에는 더 멋진 모습을 인화지에 담아 전시할 계획이다.

정기우 < (주)효성 언양공장 사진동아리 회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