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일자) 새로운 천년의 문턱에서 새 설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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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천년-서기 2000년을 향해 저무는 천년의 마지막 해인 1999년의
첫날이 밝았다. 뉴 밀레니엄 다음 해엔 또 새 세기가 시작된다. 이 역사적인
순간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고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장차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좀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로 우리 경제의 장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새 정부의 출범과 IMF 경제위기가 맞물려 정신없이 한해를 보내고
나서 맞게된 1999년의 아침. 새로운 천년의 문턱에서 우리 국민 모두가
걱정하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할 문제는 역시 경제일 수 밖에 없다.
1년전과 오늘을 비교해 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금하기 어려워진다.
그때는 정말 앞이 캄캄했고 희망을 걸 구석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금은
다르다. 최소한 외환위기 만큼은 극복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바닥이
보이던 외환보유고가 5백억달러까지 불어났다. IMF 구제금융은 이미 일부를
상환하기 시작했다.
그건 누가 뭐래도 DJ정부의 업적이다. 대통령에 당선되기 바쁘게 착수한
위기진화작업이 성공한 결과다. 김대중 대통령은 외환문제에서 만큼은 확실
하게 약속을 지킨 셈이다. 지금 우리가 새로운 천년, 새로운 세기에 우리
경제가 가야할 길을 생각해볼 여유를 갖게된 것도 실은 국가부도 위기로
부터의 탈출에는 일단 성공한 덕분이라고 해야 한다.
외환위기에서 한숨 돌렸고 국가신인도도 얼마쯤은 개선되었다. 가장 늦게
아시아 금융위기 대열에 합류했으면서 가장 빨리 탈출에 성공하고 있는
국가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 우리가 지불한 대가도 적지는 않다.
그것은 어쩌면 국가경제의 장래를 위해서 한때의 위기탈출과 비교도 안되는
엄청난 부담이 될지 모른다. 실물경제의 침몰과 실업사태가 그것이다.
지난해에 체험한 경제성장률의 후퇴와 투자 산업생산및 소비의 감소, 실업
인구의 폭발적 증가는 1년전 그 암울했던 순간에서조차 아무도 상상못했던
정도이며 길지 않은 우리의 경제개발사상 최악이었다.
따지고 보면 지난해는 더 이상 나빠질게 없는 수렁에서 정신없이 헤어나온
한해였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더 큰 어려움이 닥칠지 모른다. 국민들은
이제나 저제나 경제가 되살아나길 갈망하고 있다. 그걸 아는 정부는 계속
해서 회복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런 신호가 만약 빗나가고 기대가 무너지게
된다면 실망은 원성으로 변할 것이다. 실업이 더 불어나고 특히 고학력
실업자가 대량으로 거리를 방황하게 되는 날이면 폭발성을 지닌 불안요인이
될 우려가 있다.
2백만명에 육박하는 실업인구는 일찍이 없던 체험이다. 아직도 3D업종
일자리는 마다한다는 얘기가 있긴 하다. 그러나 거의가 일을 하고 싶어도
일거리가 없어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봐야 한다. 공장이 문을 닫아, 혹은
일감이 줄어 거리로 내몰렸고 새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구조조정은 새해에도 계속될 것이다. 지난해보다 더 깊이있게 넓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더 많은 실업자가 기업과 은행에서, 정부와 산하기관 등
공공부문에서 배출될 전망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변화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다.
가장 바람직하고 확실한 실업대책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최대한
지키되 사라지는 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벤처기업을
일으키고, 서비스업을 장려하고, 지식산업을 키워야 한다. 그러나 뿌리와
기둥은 역시 제조업이다. 그것도 든든한 수출관련 제조업이다. 공장이 다시
돌고 기업이 다시 뛰게 해야 한다. 그리고 중산층을 중심으로 건전하면서
활발한 소비가 확산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새해야말로 "국민의 정부"가
경제회생과 고용확대를 통해서 IMF체제를 진정 완벽하게 극복하는 토대를
확고히 다지는 해가 돼야 한다.
IMF체제가 우리에게 일깨워준 값진 교훈 하나는 선진국의 길이 정녕 멀다는
사실이었다. IMF 직전까지도 우리는 선진국의 문턱에 다다랐다는 착각에
도취해 있었다. 21세기를 맞을 장밋빛 설계와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그건 일순간에 물거품으로 변하고 말았다. 실은 우리의 땅값 집값 돈값과
1만달러소득이며 심지어 외환보유고마저 몽땅 거품임이 드러났다. 한국경제
에 대한 그간의 외부세계의 신용평가 역시 거품투성이어서 하루아침에 바닥
으로 추락해 버리고 말았다.
진정한 IMF체제의 극복은 이같은 교훈의 의미를 깨달아 선진국을 향한 길을
새롭게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이 설계에 따라 새로운 천년과 새 세기를
맞고 선진국으로 차근차근 진입할때 우리는 비로소 IMF에서 확실하게 졸업
했노라고 뒷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게될 것이다.
가장 급하고 중요한 것은 역시 우리산업, 우리경제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하는 일이다. 우리의 자산은 방대한 산업설비와 축적된 노하우, 그리고
거미줄같은 세계시장망이다. 여기에 풍부하고 우수한 인력의 지식과 기술을
투입, 모든 산업을 고부가화해야 한다. 지식산업과 정보화도 기존산업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함께 발전할 때 가치가 있다.
경제활동은 물론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투명성이 제고돼야 함은 선진국의
필수요건이다. 부정부패가 사라져야 하고, 원칙과 상식이 통하고, 기본이
선 사회가 돼야 함은 투명성 확보의 중요한 전제들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확실하게 발전시키는 일이다.
DJ노믹스는 단지 선언되고 비전으로 제시되었을 뿐이다. 경제는 여전히
정치에 휘둘리고 있으며 권위주의의 그늘아래서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구조조정과 빅딜은 자율로 포장된 타율이다.
하루빨리 시장경제원리를 살리고 자율을 키우는 정책과 행정, 금융과 기업
활동이 우리 것으로,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잡게 해야 한다. 그리고 정치는
더 이상 경제에 짐이 아니라 힘이 돼 줘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
후손들은 훗날 그들의 선조가 뉴 밀레니엄을 훌륭하게 준비하고 맞이했다는
평가를 하게 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일자 ).
첫날이 밝았다. 뉴 밀레니엄 다음 해엔 또 새 세기가 시작된다. 이 역사적인
순간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고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장차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좀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로 우리 경제의 장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새 정부의 출범과 IMF 경제위기가 맞물려 정신없이 한해를 보내고
나서 맞게된 1999년의 아침. 새로운 천년의 문턱에서 우리 국민 모두가
걱정하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할 문제는 역시 경제일 수 밖에 없다.
1년전과 오늘을 비교해 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금하기 어려워진다.
그때는 정말 앞이 캄캄했고 희망을 걸 구석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금은
다르다. 최소한 외환위기 만큼은 극복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바닥이
보이던 외환보유고가 5백억달러까지 불어났다. IMF 구제금융은 이미 일부를
상환하기 시작했다.
그건 누가 뭐래도 DJ정부의 업적이다. 대통령에 당선되기 바쁘게 착수한
위기진화작업이 성공한 결과다. 김대중 대통령은 외환문제에서 만큼은 확실
하게 약속을 지킨 셈이다. 지금 우리가 새로운 천년, 새로운 세기에 우리
경제가 가야할 길을 생각해볼 여유를 갖게된 것도 실은 국가부도 위기로
부터의 탈출에는 일단 성공한 덕분이라고 해야 한다.
외환위기에서 한숨 돌렸고 국가신인도도 얼마쯤은 개선되었다. 가장 늦게
아시아 금융위기 대열에 합류했으면서 가장 빨리 탈출에 성공하고 있는
국가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 우리가 지불한 대가도 적지는 않다.
그것은 어쩌면 국가경제의 장래를 위해서 한때의 위기탈출과 비교도 안되는
엄청난 부담이 될지 모른다. 실물경제의 침몰과 실업사태가 그것이다.
지난해에 체험한 경제성장률의 후퇴와 투자 산업생산및 소비의 감소, 실업
인구의 폭발적 증가는 1년전 그 암울했던 순간에서조차 아무도 상상못했던
정도이며 길지 않은 우리의 경제개발사상 최악이었다.
따지고 보면 지난해는 더 이상 나빠질게 없는 수렁에서 정신없이 헤어나온
한해였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더 큰 어려움이 닥칠지 모른다. 국민들은
이제나 저제나 경제가 되살아나길 갈망하고 있다. 그걸 아는 정부는 계속
해서 회복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런 신호가 만약 빗나가고 기대가 무너지게
된다면 실망은 원성으로 변할 것이다. 실업이 더 불어나고 특히 고학력
실업자가 대량으로 거리를 방황하게 되는 날이면 폭발성을 지닌 불안요인이
될 우려가 있다.
2백만명에 육박하는 실업인구는 일찍이 없던 체험이다. 아직도 3D업종
일자리는 마다한다는 얘기가 있긴 하다. 그러나 거의가 일을 하고 싶어도
일거리가 없어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봐야 한다. 공장이 문을 닫아, 혹은
일감이 줄어 거리로 내몰렸고 새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구조조정은 새해에도 계속될 것이다. 지난해보다 더 깊이있게 넓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더 많은 실업자가 기업과 은행에서, 정부와 산하기관 등
공공부문에서 배출될 전망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변화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다.
가장 바람직하고 확실한 실업대책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최대한
지키되 사라지는 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벤처기업을
일으키고, 서비스업을 장려하고, 지식산업을 키워야 한다. 그러나 뿌리와
기둥은 역시 제조업이다. 그것도 든든한 수출관련 제조업이다. 공장이 다시
돌고 기업이 다시 뛰게 해야 한다. 그리고 중산층을 중심으로 건전하면서
활발한 소비가 확산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새해야말로 "국민의 정부"가
경제회생과 고용확대를 통해서 IMF체제를 진정 완벽하게 극복하는 토대를
확고히 다지는 해가 돼야 한다.
IMF체제가 우리에게 일깨워준 값진 교훈 하나는 선진국의 길이 정녕 멀다는
사실이었다. IMF 직전까지도 우리는 선진국의 문턱에 다다랐다는 착각에
도취해 있었다. 21세기를 맞을 장밋빛 설계와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그건 일순간에 물거품으로 변하고 말았다. 실은 우리의 땅값 집값 돈값과
1만달러소득이며 심지어 외환보유고마저 몽땅 거품임이 드러났다. 한국경제
에 대한 그간의 외부세계의 신용평가 역시 거품투성이어서 하루아침에 바닥
으로 추락해 버리고 말았다.
진정한 IMF체제의 극복은 이같은 교훈의 의미를 깨달아 선진국을 향한 길을
새롭게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이 설계에 따라 새로운 천년과 새 세기를
맞고 선진국으로 차근차근 진입할때 우리는 비로소 IMF에서 확실하게 졸업
했노라고 뒷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게될 것이다.
가장 급하고 중요한 것은 역시 우리산업, 우리경제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하는 일이다. 우리의 자산은 방대한 산업설비와 축적된 노하우, 그리고
거미줄같은 세계시장망이다. 여기에 풍부하고 우수한 인력의 지식과 기술을
투입, 모든 산업을 고부가화해야 한다. 지식산업과 정보화도 기존산업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함께 발전할 때 가치가 있다.
경제활동은 물론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투명성이 제고돼야 함은 선진국의
필수요건이다. 부정부패가 사라져야 하고, 원칙과 상식이 통하고, 기본이
선 사회가 돼야 함은 투명성 확보의 중요한 전제들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확실하게 발전시키는 일이다.
DJ노믹스는 단지 선언되고 비전으로 제시되었을 뿐이다. 경제는 여전히
정치에 휘둘리고 있으며 권위주의의 그늘아래서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구조조정과 빅딜은 자율로 포장된 타율이다.
하루빨리 시장경제원리를 살리고 자율을 키우는 정책과 행정, 금융과 기업
활동이 우리 것으로,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잡게 해야 한다. 그리고 정치는
더 이상 경제에 짐이 아니라 힘이 돼 줘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
후손들은 훗날 그들의 선조가 뉴 밀레니엄을 훌륭하게 준비하고 맞이했다는
평가를 하게 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