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의 경협에서 가장 유망한 것으로 분석되는 분야는 경공업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경쟁력을 잃고 있는 산업들이다.

현대가 해주 인근에 조성할 계획인 2천만평 규모의 서해공단에 유치할
업종도 대부분 이런 업종이다.

이 사업을 맡고 있는 현대종합상사가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투자계획서를
제출한 중소기업 1백26개 업체 대부분이 섬유 의류 신발 전자부품 잡화 등의
분야에 투자를 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같은 업종도 당분간은 임가공 사업이 주류를 이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기협중앙회는 북한의 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와 연간 1억달러 규모의 임가공에 합의했다.

북한의 산업기반이 취약한 까닭에 아직 임가공 단계를 넘어선 사업은
당분간 어렵기 때문이다.

공단이 조성되고 관련산업이 유치된 이후에라야 합작등의 본격적인 경협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조건이 구비되면 우선 노동집약적 산업이 남북경협의 주요부문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장기적으로는 전자 자동차 선박등 주요산업의 조립부문이 북한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

남한의 유휴설비를 북한으로 이전하는 것도 경협의 중요한 포인트다.

약 20조원어치에 달하는 유휴설비를 북한으로 옮겨 활용할 경우 남북한의
상호보완적인 산업구조를 구축, 경제위기 극복에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양질의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유휴설비 중에서도 금속공작기계 전기.정밀기계 인쇄기계 및 건설중장비
등을 활용할 수 있는 경협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남북경협을 한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

농수산물도 주요 아이템이 될 수 있다.

LG상사와 태영수산이 북한의 나진바다가양식사업소와 합작회사인
나진수산합영회사를 세워 추진하고 있는 가리비사업이 대표적이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