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브리지캐피털 컨소시엄은 제일은행에 미국 아메리카은행(BA) 전회장
수준의 거물급 인사를 투입하고 총 1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또 제일은행의 "가치"를 높인뒤 홍콩증시에 상장할 방침이다.

뉴브리지는 이같은 경영구상을 매각협상과정에서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뉴브리지는 "경영개선계획" 형식으로 이달중 구체적인 경영구상을 정부에
내기로 했다.

<> 10억달러 정도의 외자를 들여온다 =정부관계자는 "지분매입자금은
초기투자비용일 뿐"이라며 "지분매입자금을 포함해 10억달러 안팎의 외자를
들여올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위는 뉴브리지가 제일은행을 사기 위해선(51% 지분인수) 6천1백억~
7천7백억원(5억~6억달러)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나머지 4억~5억달러는 고금리부채를 저금리부채로 상환하기 위한 자금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은행장은 미국금융계 거물급인사가 유력하다 =뉴브리지는 제일은행을
인수한뒤 "누구나 다 알만한 미국 금융계의 거물 인사"를 은행장에 앉힐
계획을 갖고 있다고 금감위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관련, 제일은행 실사단의 대표로 BA 회장을 지낸 인사가 내정돼 있고
이 인사가 은행장으로 취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사단은 이달중 제일은행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지난해말 사임한 데이브 쿨터 전 BA회장 등 2~3명이 거명되고 있다.

<> 5대그룹 여신을 줄인다 =뉴브리지는 협상과정에서 여신정책이나 내부
가이드라인드에 따라 한도를 넘는 기업여신을 떼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5대그룹여신중 일부 그룹여신만을 줄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 평등취급(Equal Treatment) 원칙에 합의했다.

예컨대 A그룹의 정상 여신을 인수하지 않으려면 다른 B,C그룹의 여신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평등원칙에 따라 같은 비율로 줄일 수는 있다.

정부와 뉴브리지는 평등 취급 원칙의 구체적 내용에 관해서는 앞으로
협의해 금액이나 비율 등의 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정부는 뉴브리지가 인수하지 않는 자산을 예금보험공사가 가공회사(페이퍼
컴퍼니)인 정리금융기관(배드뱅크)를 만들어 인수한후 정리할 예정이다.

뉴브리지는 고정이하 무수익여신은 배드뱅크로 넘기고 정상과 요주의
여신중에서도 워크아웃 대상 기업여신은 인수하지 않는 등 상당한 범위의
선택권을 부여 받았다.

다만 정부는 대기업여신자체가 영업기반이기때문에 무조건 줄이려 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점포 인원정리는 실사후 결정한다 =금감위는 매각조건에 제일은행의
인원 점포 정리 등 구조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원및 점포를 절반으로 줄여줄 것을 요구했다는 일부 보도를 부인한
것이다.

그러나 금감위는 뉴브리지가 제시하기로 한 경영개선계획에 구조조정방안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분 49%를 계속 보유하지만 뉴브리지에 은행의 인사 및 경영,
구조조정에 대한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경영권을 1백% 인수자측에
위임키로 합의했다.

정부는 투표권이 없는 이사와 감사를 파견해 은행의 경영상황을 파악할
방침이다.

<> 2년뒤 외국증권시장에 상장한다 =뉴브리지는 협상과정에서 제일은행을
2년뒤 외국증시에 상장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위 관계자는 뉴브리지측이 "2년뒤면 주당 2만5천원정도로 주식가치를
높일 수 있다"며 "홍콩증시에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적이
있다고 전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