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중립, 장기 악재"

유로화 출범이 한국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증권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장기악재로 보는 근거는 유로화 강세로 세계 투자자금이 아메리카와
아시아 대륙에서 이탈, 유럽대륙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대목이다.

한상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유로화 강세가 확인되면 한국 증시 투자를
노리는 자금은 물론 기존 투자자금도 한국 시장을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금융시장의 매력이 다른 금융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은 화폐통합으로 유럽경제가 1%의 추가성장을
할 것으로 분석하는 등 유로 강세를 전망했다.

문제는 자금이동이 일어나면 일본 엔화의 약세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오재열 삼성증권 조사역은 "유로화가 새로운 기축통화로 급부상하면서
장기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일본 엔화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유로화의 등장은 엔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는 중요 변수"라고 말했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일본 엔화동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외국인이 경제회복 지역을 우려해 주식매도에 나설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달러약세는 미국 주가 약세를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세계 주가의 동반하락을 불러 올 수 있다.

미국 경제마저 위태롭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경제난에 빠진 아시아 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유로 출범으로 당장 외국인이 자금을 이동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눈치보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통상 새로운 통화가
시장에 정착하는데는 6개월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앞으로 6개월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상춘 연구위원은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을 신속히 진행해 한국 주식시장의
투자매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투자자들은 대형변수가 등장한 만큼 시장유행에 따라 부하뇌동하기
보다는 실물경제동향을 냉철하게 파악하면서 투자해야할 것으로 지적했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