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갗에 메스를 대지 않는 것은 물론 피도 흘리지 않고 수술할 수 있다면,
인체 장기를 손상시키지 않고 원하는 부분만 점검 수리할 수 있다면..."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말도 안된다고 여겨졌던 일들이 이제는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

이런 일을 가능케 한 것은 지능 로보트, 마이크로 머신이라고 불리는
기기이다.

현재 마이크로 머신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지는 쪽은 의료분야.

지금은 외과 수술에서 환부를 수술하려면 그 위를 덮고 있는 다른 조직을
파괴해야 한다.

당연히 피부를 절개하고 많은 피가 흐르게 된다.

하지만 마이크로 머신을 이용하면 다른 조직 손상 없이 식도나 혈관을
통해 환부를 치료할 수 있다.

의약품도 마이크로 머신을 이용해 환부에 직접 넣으면 부작용이 최소한으로
줄고 사용량도 훨씬 줄일수 있다.

생산현장이나 특수시설에서도 마이크로 머신의 활동영역은 무한하다.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아주 좁은 장소에서 점검 수리하고 관측하는 일을
불과 몇 에 불과한 마이크로 머신이 대신할수 있다.

마이크로 머신이란 이름이 말해주듯 10미크론(micron:1미크론은 1천분의
1mm)~1mm정도의 손톱보다 작은 기기이다.

크기는 미세하지만 매우 정확하게 움직이고 고난도 기능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지능 로보트라고 불린다.

이 로보트에는 일정한 임무가 입력돼있어 사람의 별도 지시없이도 특정
업무는 자체적으로 해낼수 있다.

마이크로 머신에 대한 연구는 미국 유럽 일본등에서 활발히 진행중이다.

일본에서는 91년 통산성이 주도해 마이크로 머신센터를 만들었다.

여기에는 파나소닉 세이코전자공업등 20여개의 업체와 연구소가 참가하고
있으며 2000년까지 약 2백50억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참여 업체들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마쓰시타는 길이 1.4mm의 초소형 모터, 일본전장은 배관검사용 소형
로보트를 개발했다.

또 95년부터 매년 미국 유럽 아시아등 세계 각국 학자들이 마이크로머신
학술대회를 열고 있다.

마이크로 머신 개발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크기를 소형화시키는 것.

현재 일반적인 정밀부품의 크기는 대개 mm 단위이다.

이것을 혈관처럼 가늘고 좁은 장소에 넣으려면 미크론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반도체 미세가공기술과 방전가공기술을 응용하면 단순한 부품의 경우 몇
미크론대로 줄일수 있지만 구조가 복잡한 부품은 아직 만들기 쉽지 않다.

작게 만드는 기술과 함께 조립 센서기술도 필요하다.

지능 로보트의 시장규모는 2010년 2억5천만달러선으로 예상된다.

지능로보트가 만들어지면 무엇보다 의료 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또 핵관련 연구소등 사람이 직접 들어가고 만지기 까다로운 분야의
연구소에서도 큰 도움을 받게 될 전망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