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의 모든 벽을 화면으로 꾸민다.

한쪽 벽면을 모두 스크린으로 만들어 집에 앉아서도 편안하게 영상회의를
진행하고 보다 생동감 넘치는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다른 쪽엔 벽속에 액자 크기의 모니터를 넣어 인테리어로도 한몫을 하게
된다.

새 천년에선 이같은 일이 현실화된다.

이는 바로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라고 불리는 FED(Field Emission
Display) 덕분이다.

TV와 PC 노트북컴퓨터 등에 사용되는 평판 디스플레이는 둥근 브라운관에
비해 화면의 시야각이 넓어 사각지대가 적고 해상도가 높다.

컬러표시에도 제한이 없다.

평판 디스플레이어중에서도 FED는 기능이 가장 뛰어난데다 얼마든지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사용할 수 있는 온도범위와 시야각이 넓고 전력을 적게 소비하면서도
동영상을 구현할 수 있으며 화면의 해상도가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 때문에 FED는 조만간 군사용및 항공기용에서부터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 휴대정보단말기(PDA) 소형 컬러TV 노트북 PC등의 모니터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05년께부터는 고선명 TV(HDTV)의 스크린으로도 사용될 전망이다.

특히 휴대정보단말기 기능이 갈수록 경량화.박형화 저소비전력 고속응답
등의 고품질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IMT-2000 서비스가 본격화될 오는 2002년
이후에는 화상정보가 일반화될 전망이어서 FED의 기술적.전략적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평판 디스플레이 세계시장 규모는 예측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97년
1백33억달러에서 2000년 2백15억달러, 2005년 4백억달러로 큰 폭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97년 9.8%에서 2000년에는 25%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등 선진국들은 이처럼 성장 잠재력이 큰 FE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열띤 개발경쟁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에선 레티사가 지난90년 4인치 크기의 단색 시제품, 91년
6인치짜리 컬러 시제품을 잇따라 개발해 FED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여주는등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픽스테크사는 6인치 제품에 이어 저전압 형광체를 이용한 10.5인치
크기의 풀컬러 FED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현재 60인치급
FED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모토로라, 일본 후타바(Futaba)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각사가 보유한 기술을 공유하는등 FED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LCD분야에서 일본에 뒤진 것을 만회하기위해 국가적인 지원아래
가장 활발한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캔데센트사는 지난 97년 4.5인치 크기의 컬러 FED를 개발한데 이어 현재
12인치 짜리를 개발중이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5.6인치 크기의 컬러 FED 개발에 성공, 자신감을 얻어
14인치급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MDT사도 14인치 짜리 FED 개발을 진행중이다.

일본은 후타바가 5인치 컬러 FED, 후지쓰가 2인치 단색 FED, 캐논사가
3.1인치및 10인치급 표면전도 전류방출 방식의 풀컬러 패널을 개발한
상태다.

후타바와 JVC는 오는 2002년이후 대형 FED를 공동 개발, 양산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ETRI를 중심으로 KIST와 고등기술연구원 서울대등 9개
연구기관및 대학에서 FED 핵심기술을 개발중이다.

ETRI는 지난해 8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15v이하의 낮은 전압에서
구동하는 액티브 매트릭스 FED 패널을 개발하는등 연구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종합기술원도 5인치짜리 컬러 FED를 개발한데 이어 고선명 TV용
10인치급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 삼성전관 현대전자 LG전자 오리온전기등이 지난 96년부터
전담연구팀을 구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앞으로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