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7월 중순.

부산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정문수(47)씨는 뉴욕 지사로부터 급한 연락
을 받았다.

친구이기도 한 뉴욕지사장이 심한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것.

정사장은 인천국제공항으로 가기 위해 서울행 자기부상열차(리니어 모터카)
에 오른다.

시속5백km 이상 달린 이 열차는 1시간도 안걸려 서울에 도착했다.

그러면서도 소음과 진동은 거의 없었다.

고온 초전도 전자석의 힘으로 레일 위에 떠올라 달리는 방식이 실용화됨에
따라 가능해진 열차다.

정사장은 서울역에 마중나와 있는 서울지점장 자동차를 타고 인천국제공항
으로 향했다.

이차량은 세라믹 엔진을 장착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30년전 금속 엔진, 금속 차체였던 자동차와는 열효율과 공해예방 측면에서
비교가 안될 정도다.

세라믹 엔진은 온도를 급속 엔진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섭씨 3천도까지
올릴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높다.

연료를 완전연소시켜 대기오염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내연기관과 함께 전기모터가 달려 있어 배기가스 단속지역이 된 서울
시내에서는 배터리를 이용하고 있다.

정사장은 30년전 차량 배기가스가 대기오염의 주범이라며 대중교통이용 운동
이 벌어졌던 것을 생각하니 격세지감이 들었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정사장은 비행기에 바로 올랐다.

마음이 급했던 터라 급행인 극초음속 여객기편을 예약했다.

비행기도 몇년전부터 급행과 완행으로 나뉘어 급행을 타면 뉴욕까지 2시간
이면 갈 수 있다.

이 극초음속 비행기는 일반 여객기와 달리 인공위성처럼 대기권 밖으로 빠져
나간후 마라 25의 속도로 비행하다 대기권 안으로 다시 들어오게 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보잉 등이 만든 이 여객기는 20세기 초음속 여객기
였던 콩코드에 비해 10배이상 높은 지상 1백80km에서 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여객기는 대기권에 진입할때 공기와의 마찰로 생기는 섭끼 1천3백도의
고온에 견딜 수 있도록 기체 외부면은 세라믹 복합재료로 만들어졌다.

기체 중간 소재로는 외부의 충격을 흡수하고 강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인텔리전트 재료인 전기유동유체가 사용됐다.

2시간만에 미국 뉴욕에 도착한 정사장은 뉴욕지사장이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가기 우해 택시를 탔다.

이 택시는 세라믹 엔진에다 차체는 형상기억합금을 위주로 한 복합재료,
창문도 고분자 재료가 사용돼 무게가 가벼우면서도 충격흡수력이 뛰어나
웬만한 사고에서도 안전하다고 운전사는 자랑했다.

정사장은 지사장의 사고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에 크게 당황했다.

오른쪽 다리가 크게 다쳐 무릎부분 이하를 절단해야 한다는 진단결과였다.

당사자인 지사장의 낙심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의족을 이용해 원래의 다리와 거의 비슷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레 상당한 안도가 됐다.

생체용 재료를 이용하면 인공 다리로 달릴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무릎과 발목은 가벼우면서도 강한 티타늄합금, 정강이 부분은 탄소섬유와
수지로 된 복합재료, 몸체와 연결하는 부분은 유연하면서도 강도가 높은
폴리에틸렌을 사용한다.

그리고 발 부분은 플라스틱 신소재를 사용해 체중을 지탱하면서도 탄력을
가질 수가 있다고 했다.

근처 호텔로 들어간 정사장은 반도체 대신 초전도 소자를 사용한 컴퓨터를
이용, 서의 실시간으로 부산 본사의 업무를 온라인으로 챙기기 시작했다.

이 컴퓨터는 기존 반도체 칩을 내장한 PC에 비해 연산속도가 1백배 이상
빠르고 노트북PC가 종전의 대형 컴퓨터 기능을 할 수 있어 업무는 전혀 지장
없이 처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초전도체 충전기를 컴퓨터전원으로 사용, 별도의 충전없이 1개월이상
사용하고 있는 중이었다.

정사장이 묵는 호텔의 전기도 멀리 캐나다에서 끌러다 쓰는 것이었다.

저항이 0인 초전도 전선을 이용할 경우 아무리 먼 곳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전기를 보낼 수 있는 점을 활용, 캐나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값싼 전기를 쓰고
있다는 것.

상온 초전도 전선이 일반화되면서 굳이 가까이에 발전소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보통때 많은 양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어 불필요하게 많은 발전설비가
필요없어졌다.

호텔의 종업원은 뉴욕주에서는 남미에서 만들어지는 더 값싼 전기를 도입
하려한다고 알려줬다.

정사장은 미국에 간김에 그동안 앓아온 편두통의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지사장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서 뇌검사를 받기로 했다.

컴퓨터를 이용해 자신의 병력을 관리하고 있는 부산 중앙병원에 접속, 자신
의 병력관리 파일을 끄집어낸뒤 이를 먼저 병원에 제시했다.

뇌진단 기기는 초전도체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지구 자기장의 10만분의 1정도로 약한 뇌 자기장까지 측정,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줬다.

그리고 약은 몸속에서 필요한 만큼만 약성분으로 작용한뒤 나머지는 자동
분해되는 인텔리전트 재료를 이용한 것이었다.

바로 마이크로 캡슐을 활용한 것인데 약의 과다 사용에 대한 염려를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정사장은 한국으로 되돌아오는 극초음속 비행기 안에서 30년전을 회고하며
"꿈의 신소재와 초기술"의 향연이 펼쳐지는 21세기의 삶을 다시 한번 확인
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