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없이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공항까지 나가지 않고 주택가나 사무실 근처에서
편리하게 비행기에 탈 수는 없을까.

헬리콥터를 이용할 수는 있지만 수송능력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수직이착륙 대형 여객기가 널리 보급돼 보다 훨씬
편리하게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헬리콥터를 제외한 지금의 항공기는 뜨고 내리려면 반드시 활주로를 갖춰야
한다.

소형 프로펠러기의 경우에도 8백~1천m길이 인구 밀집 지역에 활주로를
설치할수 있는 장소는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어 불편이 크다.

서울에서 일본 도쿄까지 비행기를 타고 간다고 생각해 보자.

현재 김포공항에서 나리타 공항까지의 비행 시간은 2시간도 안된다.

그러나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공항까지 가려면 비행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
을 보내야 한다.

그러나 수직이착륙 제트여객기가 실용화되면 이처럼 공항까지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일수 있게 된다.

아무곳에서나 비행기가 이착륙할수 있기 때문이다.

이 비행기는 VTOL(Vertical Take Off & Landing)로 불린다.

수평날개에 짜넣은 수직상승용 날개와 수평추진용 날개를 제트 엔진으로
작동시키는 방식이다.

적어도 수십명의 승객이 탈수 있다.

속도 항속 모두 기존 제트여객기 수준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 수직이착륙방식은 영국의 해리어기와 러시아의 포자 등에서 일부
실용화돼 있다.

그러나 이들 비행기는 소음이 크고 일반 항공기에 비해 연비가 두배나 되는
문제점이 있다.

수직이착륙기와 유사한 것으로 또 틸트로터(Tilt Rotter)항공기가 있다.

틸트로터는 이착륙시에는 헬리콥터처럼 로터를 이용하여 수직으로 떠오르고
비행할 때는 로터를 앞으로 기울여 프로펠러로 작동시키면서 양력은
고정날개로부터 얻는 항공기다.

벨 보잉사가 개발한 V-22 오스프리(Osprey)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 비행기 역시 군용으로 소규모 병력을 수송하는데 쓰이고 있어
민간용으로 전환하려면 탑승인원을 늘리고 불필요한 부분을 개조해야 한다.

짧은 거리에서 이착륙할수 있는 비행기인 STOL(Short Take Off & Landing)
도 개발돼 있다.

이러한 기술을 민간용으로 바꿔 짧은 거리에서 이륙하고 수직으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개발하려는 것이 점프 제트(Jump Jet)프로그램이다.

일본 항공우주연구소는 점프 제트기가 21세기 도시간 교통수단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본은 이미 수직이착륙기 개발에 성공, 80년대 초에 시험비행에 나선
적이 있다.

그러나 경제성 문제로 양산은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발전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점프 제트기를 개발하겠다
는 것이다.

수직이착륙 여객기가 등장하면 초음속 제트여객기 못지않게 도시간 이동이
편리해져 인류 생활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수직 이착륙기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핵심기술인 호버링(공중에서
머무르는)기술의 발전과 함께 소형경량 엔진 등의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또 시가지 공항의 정비나 소음대책도 필요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