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무공해 청정에너지 개발은 인류가
지구에서 생존해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이다.

아무리 써도 고갈되지 않고 공해물질도 배출하지 않는 무궁무진한 에너지
자원은 없을까.

세계는 지금 이같은 궁금증에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기술로 핵융합에
주목하고 있다.

"21세기 꿈의 에너지"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은 과연 어떤 기술인가.

또 언제 실현될 것인가.

지금까지 쓰여져온 세계의 에너지 자원은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석유는 대략 45.9년, 석탄은 2백17년 ,천연가스는 65년분의 사용량
밖에 남지 않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계산이다.

이미 부존량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는 그동안 태양열이나 풍력, 동식물에서
나오는 바이오 에너지 등이 거론돼왔다.

이와 관련된 기술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체 에너지는 대부분 밀도가 낮고 간헐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실용화하는데에도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새로운 대체 에너지원으로 핵융합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핵융합이 상용화되면 바닷물에 들어있는 중수소나 삼중수소를 이용한
연료 1g으로 석유 8t에 해당하는 막대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즉 5백리터의 바닷물에 든 10g의 중수소와 30g의 리튬을 넣어 핵융합로에
넣어 생성시킨 15g의 삼중수소만 있으면 한사람이 평생 사용할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인류의 에너지에 대한 걱정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핵융합 에너지는 화석연료의 유한성과 원자력이 갖는 환경오염의 문제를
극복할 있다는 점에서 미래의 에너지로 불리는 것이다.

특히 연료비 비율이 낮고 발전원가에 큰 영향을 받지않아 가장 경제적인
에너지로 꼽히고 있다.

핵융합 에너지 개발은 동서 냉전 초기였던 1950년대 초에 수소폭탄
개발과정에서 얻은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미국에서는 51년 프린스턴대학을
중심으로, 구소련에서는 사하로프박사 주도로 연구가 시작됐다.

그러나 핵융합 에너지 개발은 거대기술 연구개발 사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막대한 연구비 투입이 요구되면서 선진국의 공동과제로 연구되고 있다.

이에따라 미국 일본 유럽 구소련등은 60년대부터 공동연구를 시작, 80년대
후반부터 "국제 열핵융합 실험로(ITER)"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공동연구 성과는 속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프린스턴대학의 토카막 실험장치에서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연료로 이용해 10MW이상의 핵융합 에너지를 얻은 것이다.

이같은 핵융합 에너지 기술의 진보는 현대기술의 총아로 불리는 메모리
반도체의 발전속도보다 빨라 지금 추세대로라면 2020년대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프린스턴대 플라즈마 물리연구소장인 로널드 데이비슨박사는 "당초 목표대로
2026년께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가 상용화돼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플라즈마 과학과 핵융합 연구가 시작된 것은 70년대 후반부터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핵융합 연구는 95년 "국가 핵융합 연구개발 기본계획"이
짜여지면서 출범했다.

이 기본계획이 시작되기 전 국내 핵융합 연구는 기초과학지원연구소의
한빛장치, 원자력연구소의 KT-1, 한국과학기술원의 KAIST토카막 등 개별적
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그러나 지금은 기초과학지원연구소가 총괄기관으로 선정돼 "핵융합연구개발
사업단"을 이끌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02년까지 세계 최고수준의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KSTAR)를 개발, 2010년까지 선진국 수준의 연구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궁극적으로는 선진국이 공동진행하는 ITER계획에 참여, 중심적 역할을
담당한다는 방침이다.


[ 핵융합 ]

핵융합은 수소 헬륨등 가벼운 원소가 충돌해 무거운 원소로 바뀌는
반응을 말한다.

이 반응은 태양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다.

태양 중심의 온도는 섭씨 1천만~1천5백만도에 이른다.

여기서 수소가 융합,헬륨으로 변하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낸다.

이 반응을 지구상에서 인위적으로 일으키기 위해서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이용한다.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1억도의 온도로 가열하면 제4의 물질형태인
플라즈마로 변한다.

플라즈마 상태에서 중수소와 삼중수소에 들어있는 전자는 원자핵과
분리돼 나온다.

분리된 원자핵은 또 원자핵끼리 융합해 강한 에너지를 발생한다.

이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 바로 핵융합로이다.

그러나 중수소의 온도를 1억도로 올리는 과정이 지구상에서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그 대안으로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어 그 안에 가둬놓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같은 방식의 핵융합실험장치를 토카막이라 부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