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도축이 작업대도 없이 시멘트 바닥에서 도살과 해체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등 위생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12월 서울 경동시장, 성남시 모란시장, 고양시
덕양구 등 개 도축장 4개소와 재래시장 주변의 개고기 판매업소 20곳,
개고기음식점 10개소의 위생실태를 점검한 결과, 대부분 업소가 위생관리를
외면했다고 5일 밝혔다.

점검 결과 모든 도축장은 2~7평의 소규모 작업장에서 도살과 해체를 동시에
실시하면서 해체 작업대로는 비위생적인 통나무판이나 고무판, 심지어
시멘트 바닥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축기계나 기구를 살균할 수 있는 시설은 전혀 없었다.

재래시장 주변의 개고기 판매업소들은 냉장.냉동고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채
상온의 진열대 위에서 판매하고 있어 먼지와 미생물 등으로 인한 오염 부패
변질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고기는 냉동하면 음식점에서 조리할 때 맛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냉동육으로 유통되지 않고 있어 모란시장의 한 판매점에서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소 돼지 등을 도축할 때는 수의사가 동물의 건강 질병
상태를 확인한 뒤 도살하지만 개 도축은 이같은 위생관련 규제가 전혀없이
마구잡이로 도축되고 있다"며 "식중독 병원체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에는
더욱 심각한 위생관리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