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5일 추가로 공개한 국회 529호 정보위 열람실 문건은 "메가톤급"
폭로자료는 없지만 안기부의 정치사찰 의혹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한나라당 안택수 대변인은 "미공개된 47건을 한자도 손대지 않고 공개한다"
며 "안기부의 정치사찰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의 사과와 이종찬 안기부장
파면을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문건은 <>국회의원 개인 동향 <>국회및 각 당 활동 <>메모와
신문기사 스크랩 등이 주된 내용이다.

<> 국회의원 동향 =국민회의 실세인 K의원이 대전지역 폭력조직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대전지역에서 떠도는 유언비어 내용"이라는 제목의 2쪽짜리
보고서가 눈길을 끈다.

보고서에는 K의원이 대전지역 폭력조직 보스로 알려진 지방언론사 대표 K씨
를 검찰 고위인사와 연결해 주고 슬롯머신 운영권도 장악토록 해줬다는 것.

이 보고서는 K씨가 국민회의측 인사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까지
확인해 향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국민회의 핵심당직자인 H의원의 경우 미국 워싱턴 모연구소에서 근무하는
P씨로부터 국내 모 케이블TV와 1백억달러 상당의 외자유치를 추진하는 사업
과 관련, 자신에 대한 검찰의 공소취하를 부탁하는 로비를 받은 것으로 돼
있다.

국민회의 J의원에 대한 동향보고서에서는 J의원이 첨단산업게임협회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사법처리설이 나돌고 있다는 것과 주변으로부터 "건방지
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차기 공천은 물건너갔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한나라당 L의원은 1쪽짜리 안기부 양식의 첩보보고 문서에 중국대사 등
외교분야 역할을 보장해주면 여당에 입당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돼
있다.

<> 국회 및 각 당 활동 =안기부 직원 안모씨가 여야 원내총무실 직원 8명과
의 협조관계 구축을 위해 오찬 만찬을 접대하고 40만원을 지출했다는 정보활
동비 집행계획서와 국회 사무처 구조조정과 관련,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메모가 공개됐다.

또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국회법 중 윤리특위 의결규정 개정을 추진한다
는 것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특별검사 임용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와함께 경제청문회 특위구성에 관한 여야 수석부총무회담 결과와 선거법
개정관련 보고서, 의원체포동의안을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고 검찰에
넘긴다는 국회 동향 등이 메모형태로 담겨 있다.

<> 기타 =국민회의의 회의자료인 정당제도 개혁 검토안, 사무처 업무보고서,
정책위원회 당무보고서, 정치제도개혁 처리방안 메모, 개혁완수를 위한 당원
교육 계획 관련 내용 등이 다수 들어 있다.

이밖에 "국회 돔지붕" "청문회 내달 8일 개최 차질 불가피" "신민주 대연합"
관련 신문기사들이 있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나라당 2차 공개 529호실 안기부 주요 문건 ]

<> 대전지역에서 떠도는 유언비어 내용
- 국민회의 K의원이 대전지역 폭력조직 보스(현 C일보 회장)인 K모씨를
대전지검 검사장에게 소개해 줘 힘을 실어주고 슬롯머신 운영권을 장악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설

<> 국민회의 J의원 사법처리설
- 첨단산업게임협회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것이 검찰조사에서
밝혀졌다

<> 한나라당 L의원 사법처리설
- L의원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게 강한 회의감을 수시로 표출하고 있는
가운데 여권에서 향후 중국대사 등 외교분야 역할 보장시 여당 입당
용의가 있다함

<> 국민회의 H의원에게 온 청탁 서한
- 모연구소 P모씨가 한 언론사와 추진중인 1백억달러 상당의 외자유치
사업과 관련, 자신의 기소처분에 대한 선처를 요구

<> "존경하는 K모의원님 좌하" 편지
- 국민회의 또다른 K의원의 사촌 처남을 위해 청와대 K비서관이 골재채취
허가권과 관련, 압력을 행사했다고 비난하는 모 중소기업의 탄원서

<> 여야3당 원내총무실 직원과의 협조관계 구축
- 국민회의 K행정실장, 자민련 K행정차장, 한나라당 P의원 국.차장 등
8명에게 98년12월28~29일까지 오찬, 만찬 접대비로 40만원 지출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