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어떻게 대응하나 ]

카오스적 경영은 "홀로그래픽 경영"으로 비유된다.

홀로그래픽은 빛의 간섭현상을 이용한 영상장치다.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장면이 나타나는게 특징이다.

"평면적 픽쳐"에서 "입체적 홀로그래픽"으로의 전환.

바로 언제든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말이다.

카오스 시대는 예측불허의 시대다.

자고 깨면 새로운 기술이 태어난다.

어떤 풍조가 유행을 탄다 싶으면 금세 새로운 조류가 등장한다.

인기를 끌던 상품이 느닷없이 기피 대상이 되기도 한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변화무쌍할 수 밖에 없다.

오늘의 고객이 내일까지 계속되리란 보장이 없다.

따라서 기업의 규모는 의미가 없어진다.

스피드와 유연성이 성공을 가름한다.

창의성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조직이 모든 체제가 달라져야 한다.

우선은 의사결정 구조가 단선화돼야 기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종전대로 여러단계의 "결재"를 받아가지고는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다.

각각의 사업단위는 인사와 지출을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책임도 각 단위가 진다.

이는 단순한 권한이양의 차원이 아니다.

의사결정 원스톱 시스템이다.

부서나 팀이 회사의 부분이면서 동시에 독립된 회사이도록 하는게 그
목표다.

이를 "자기완결형 조직"이라고 한다.

이런 조직을 만들려면 권한과 조직의 "파괴"를 거쳐야 한다.

업무와 부서간의 장벽도 허물어트릴 수 밖에 없다.

"토털 솔루션" 기능이 중요시되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면 현장에서 풀어야 하는게 변화의 시대다.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가진 소비자들은 전담자가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 줄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래서 영업사원은 물건을 팔줄만 알아선 안된다.

관리자도 현장의 기술을 파악해 두어야 한다.

자금담당도 소비자의 니드를 읽고 상품기획을 할 줄 알아야 한다.

특정분야의 외골수 보다는 두루 잘아는 "잡식형"이 경쟁력을 갖는다.

생산라인도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산업사회의 상징이었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는 구시대의 상징이다.

다품종 소량생산보다 한차원 진전된 "고객맞춤생산(mass-customization)"이
새로운 패턴이다.

수시로 돌변하는 취향에 맞추어 상품을 그때그때 바꾸어 내놓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모든 공정을 한곳에서 마쳐버리는 "셀(cell)방식"이나 한 라인에서 수시로
모델을 바꾸어 생산하는 "혼류생산"이 그것이다.

공통공정만 묶어 독립시킨 "줄기라인"과 "병렬라인"도 등장했다.

하나같이 기동성을 극대화시킨게 특징이다.

고객창조와 시장창조에 부합하는 모형들이다.

다만 작업자 모두가 다른 사람의 일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전체 조직 자체가 잡식성과 자기완결형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