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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 좀 생각하고 삽시다] (4) '불친절한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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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병원에 가서 좋은 기분을 느끼기란 정말 어렵다.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나타난 어머니 이위순(64)씨를 모시고 병원을 찾은
    홍순구(35)씨는 10시에 진료예약을 해놓고도 11시가 다 돼서야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상사 눈치를 보며 잠깐 병원을 다녀오겠다고 했는데 이쯤되면 점심도 못먹고
    회사로 들어가야 할 판이다.

    병원의 "불치병"인 장시간 대기는 의사가 진료할 수 있는 능력보다 10% 이상
    많은 환자를 접수받는데서 비롯된다.

    1~2시간 늦게 진료를 받는 것은 다반사고 오전약속이 오후로 넘어가기도
    한다.

    잠시 자리를 비우면 순번은 끝으로 밀린다.

    항의하면 간호사들의 눈초리가 매서워진다.

    연기신청을 해도 창구담당자의 태도가 곱지 않다.

    처방전을 들고 약을 타는 데도 보통 30분 정도 걸린다.

    약사가 적정인력에 크게 미흡하기 때문.

    환자의 귀중한 시간을 빼앗는 병원측의 처사는 미필적 고의나 다름없다.

    진료를 받으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다.

    의사는 "과묵"하다.

    하는 말이라야 "주는 약 잘먹고 푹 쉬고 적당히 운동하면 되겠어" 정도고
    그나마 반말에 가깝다.

    왜 병이 생겼는지 어떻게 진행됐으며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될지 설명이
    없다.

    우리나라 의사들의 평균 진료시간은 3~4분.

    의사들은 의료보험수가가 낮아 주어진 시간에 많은 환자를 보려니 어쩔수
    없다고 말한다.

    외국계 홍보사인 메리트의 랍 파탈라노 차장은 "한국 병원은 깨끗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러나 의사의 설명이 너무
    짧아 환자들이 안정감을 얻고 치료에 도움을 받기에는 크게 미흡하다"고
    밝혔다.

    의사가 증상 예방 자기관리요법 약물사용상의 주의점 등을 상세하게 설명
    하는 외국병원과는 천양지차라는 것.

    최근 젊은 의사들로 구성된 전공의협의회는 "1분 더 설명하기 운동"을
    벌이기로 한 것은 이런 분위기를 잘 반영해주고 있다.

    한상웅 협의회장(한양대 의대)은 "쉬운 말로 1분만 더 설명해줘도 환자들이
    상당히 납득하고 안심할 수 있다"며 "열악한 진료환경을 고려하면 이나마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북삼성병원 김계정 기획실장은 "의료인이 되기 위해 다져왔던 생명존중의
    초심을 생각한다면 아무리 근무상황이 열악해도 환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되살아 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종호 기자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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