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바람, 여자"

제주도의 특징 삼다에 한 가지가 추가돼야만 한다.

소규모 화산인 "오름"이다.

제주도에는 오름이 무려 3백68개나 있다.

세계적으로 오름이 많은 섬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시칠리(2백20여개)보다
무려 1백40여개나 많다.

하늘에서 제주도를 내려다 보면 "백록담을 중심으로 오름들이 온통
모래성을 깔아놓은 듯하다"는 표현은 결코 과장된게 아니다.

오름트레킹이야말로 제주도 탐험의 첫 걸음인 셈이다.

오름은 멀리서 보면 대체로 민둥산 형태의 마을 뒷동산 같다.

오랜 풍화작용으로 산세는 부드러운 곡선을 이뤘다.

완만한 등성이를 타고 능선에 오르면 패인 분화구속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오름은 가운데가 패인 깔대기형이 주류다.

다랑쉬오름, 아부오름 등이 대표적이다.

동부 송당마을 남쪽 2km 지점에 있는 아부오름은 독특한 모양새로
유명하다.

본격 관광지로 개발되지 않아 아부오름에 오르자면 철조망틈새를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45도정도의 사면위로 1백m가량 오르면 능선에 닿는다.

아래를 굽어보면 로마의 콜로세움을 연상케하는 원형공연장 형태다.

흰눈이라도 덮이면 눈썰매를 타고 아래로 질주하고픈 충동마저 인다.

능선둘레는 1천4백m, 분화구 둘레는 5백m정도.

바닥에는 삼나무들이 울타리 모양으로 자라고 있다.

그곳은 요즘 신작영화 "이제수 난"의 촬영무대로 이용되고 있다.

다랑쉬오름은 "오름의 진수"로 불린다.

우선 오름 곡선이 아름답다.

정상에 서면 아끈다랑쉬 손지오름 돛오름 용눈이오름 등 병풍처럼 두른
여러 오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랑쉬는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이 즐겨찾는 곳이기도 하다.

오름의 다른 모습은 분화구에 물이 차 있는 형태.

어승생오름과 물찻오름 등이 그것이다.

어승생오름 기슭은 각종 나무 숲과 희귀식물들이 에워싸고 있다.

정상에는 둘레 1백50m정도의 화구호가 형성됐다.

또 일제말기 일본군이 구축한 토치카들이 비운의 역사를 보여준다.

신혼여행코스로 널리 알려진 산굼부리는 평지오름형태.

산모양이 아니라 평지 아래 분화구를 굽어보는 지형.

용암 분출없이 폭발로 형성된 드문 모습이다.

주변에는 억새군락이 자라고 있다.

오름은 주로 내륙 산자락에 분포하지만 해안에도 솟아 있다.

송악산오름(절울이), 일출봉, 우도의 쇠머리오름(우도봉)등을 꼽을 수
있다.

송악산오름은 소나무가 무성하고 산허리 절벽에는 파도가 우레같은 소리를
낸다.

분화구속 검붉은 회백색토에서 화산폭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 가는길 =도내에서 승용차를 이용해야 한다.

관련 정보는 제주관광협회(064-742-8861)로 문의하면 된다.

제주4.3연구소(064-756-4325)오는 23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눈꽃축제
기간중 어승생오름현장체험행사를 갖는다.

아시아나항공(02-758-8255)은 서울~제주 항공권과 숙식을 연계한
오름테마패키지를 판매중이다.

< 제주=유재혁 기자 yoo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