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지구촌 조망] (2) 도전받는 미국 <중> 주가, 거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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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로 94개월째 호황 국면에 들어선 미국에서 6일 또 하나의 신기록이
수립됐다.
다우존스 주가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9,500선을 넘어섰다.
나스닥증시는 연나흘째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인터넷 관련주식이 장세를 선도했고 상승율(2.5%)도 지난해 10월 금리인하
이후 최고치였다.
유로화의 도전 앞에서 약세를 보였던 달러 값도 반등세로 돌아섰고 채권값
역시 1천달러 기준으로 6달러 이상 급등하는등 기염을 토했다.
트리플 초강세였다.
주가가 이처럼 폭등하자 실물 쪽의 "신중론자"들 앞에서 숨죽이고 있던
월가의 경기 낙관론자들은 일제히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우지수가 대망의 10,000고지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 문제이며
연내 11,000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장미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리먼브라더즈).
성급한 분석가들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율이 3-3.5%에 달할 것이라면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는등 바람을 잡고 있다.
월가는 유로화 출범 등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흔들림없는 호황을 보이는
것이야말로 올 미국 경제의 순항을 확실히 예고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아시아 외환 위기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조업계가 큰 변수일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미국 경제의 중심 축이 제조업에 기반을 둔 "상품 경제"에서 금융 서비스
등을 위주로 한 "지식 경제"로 옮겨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제조업체들의 생산 활동이 작년 6월 이후 7개월 연속 위축됐다는
연초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99년 개장 사흘만에 "9,500고지"를
단숨에 넘어선 것이 그 반증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 증시의 활황은 실물 경제의 뒷받침을 받아서가 아니라 연초가 되면
연말 보너스 등의 가계 여유 자금이 증시로 집중 유입되는 데 따른 소위
"1월 효과"덕분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실물 쪽을 들여다 보면 견실한 성장과 물가 안정이라는 "뉴 이코노미"를
가능하게 했던 핵심 요소들이 올해는 힘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프린스턴대 앨런 블라인더 교수등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국 거대한 거품이 형성되고 있을 뿐이라는 분석이다.
뉴욕 타임스가 신년 특집으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성장률과 물가가 작년 추정치 3.7%와 1.6%에서
올해는 다같이 2.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이 둔화되면서 물가는 들먹이는 방향으로 올 미국 경제가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월가의 베테랑 경제 분석가인 리처드 젠레트씨는 올해 미국 경제가
"아홉수 징크스"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아홉수 징크스란 "잘 나가던"경제가 "9"로 끝나는 해만 되면 예기치 않은
악재를 만나 수렁에 빠진 29년, 89년등 전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미국 증시가 합리적으로 설명될 수 없을 정도의 "비이성적
활황(irrational exuberance)"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20년대와 같은
"아홉수 악몽"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 미국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점치기가 쉽지 않은 "불확실 인자"들로
점철돼 있다는 것이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8일자 ).
수립됐다.
다우존스 주가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9,500선을 넘어섰다.
나스닥증시는 연나흘째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인터넷 관련주식이 장세를 선도했고 상승율(2.5%)도 지난해 10월 금리인하
이후 최고치였다.
유로화의 도전 앞에서 약세를 보였던 달러 값도 반등세로 돌아섰고 채권값
역시 1천달러 기준으로 6달러 이상 급등하는등 기염을 토했다.
트리플 초강세였다.
주가가 이처럼 폭등하자 실물 쪽의 "신중론자"들 앞에서 숨죽이고 있던
월가의 경기 낙관론자들은 일제히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우지수가 대망의 10,000고지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 문제이며
연내 11,000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장미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리먼브라더즈).
성급한 분석가들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율이 3-3.5%에 달할 것이라면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는등 바람을 잡고 있다.
월가는 유로화 출범 등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흔들림없는 호황을 보이는
것이야말로 올 미국 경제의 순항을 확실히 예고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아시아 외환 위기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조업계가 큰 변수일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미국 경제의 중심 축이 제조업에 기반을 둔 "상품 경제"에서 금융 서비스
등을 위주로 한 "지식 경제"로 옮겨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제조업체들의 생산 활동이 작년 6월 이후 7개월 연속 위축됐다는
연초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99년 개장 사흘만에 "9,500고지"를
단숨에 넘어선 것이 그 반증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 증시의 활황은 실물 경제의 뒷받침을 받아서가 아니라 연초가 되면
연말 보너스 등의 가계 여유 자금이 증시로 집중 유입되는 데 따른 소위
"1월 효과"덕분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실물 쪽을 들여다 보면 견실한 성장과 물가 안정이라는 "뉴 이코노미"를
가능하게 했던 핵심 요소들이 올해는 힘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프린스턴대 앨런 블라인더 교수등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국 거대한 거품이 형성되고 있을 뿐이라는 분석이다.
뉴욕 타임스가 신년 특집으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성장률과 물가가 작년 추정치 3.7%와 1.6%에서
올해는 다같이 2.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이 둔화되면서 물가는 들먹이는 방향으로 올 미국 경제가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월가의 베테랑 경제 분석가인 리처드 젠레트씨는 올해 미국 경제가
"아홉수 징크스"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아홉수 징크스란 "잘 나가던"경제가 "9"로 끝나는 해만 되면 예기치 않은
악재를 만나 수렁에 빠진 29년, 89년등 전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미국 증시가 합리적으로 설명될 수 없을 정도의 "비이성적
활황(irrational exuberance)"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20년대와 같은
"아홉수 악몽"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 미국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점치기가 쉽지 않은 "불확실 인자"들로
점철돼 있다는 것이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