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조짐이 가시화되면서 백화점의 수입 고가 브랜드가 가장 먼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올해 첫세일이 시작된 8일 대형백화점들에서는 개점과 함께 고객들이
수입명품매장으로 몰리기 시작, 인기 품목은 오전중 대부분 다 팔려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의 본점의 경우 2백25만원짜리 아이그너 롱코트가 30분만에
매진됐다.

1백89만원짜리 막스마라 롱코트도 한시간만에 물량이 바닥났다.

버버리의 경우도 1백56만원짜리 여성싱글코트와 1백67만원짜리 롱코트가
2시간만에 다 팔렸다.

버버리 구찌는 물론 아이그너 막스마라 등 서민들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수입 고가 브랜드가 이처럼 폭발적으로 팔려나가기는 IMF전후를 통털어
처음이라며 매장 관계자도 놀랄 정도다.

롯데는 이날 하루만 5억여원어치 이상의 수입 고가 브랜드를 팔았다.

지난해 첫 세일 첫날의 1억2천8백만원보다 4배가 늘어난 매출이다.

현대백화점 본점도 판매량을 제때에 집계하지 못할 정도로 고객들이 붐볐다.

이날 하루에만 버버리와 구찌가 각각 1억8천여만원, 1천여만원어치씩
팔렸다.

버버리의 경우 지난해 세일 첫날에는 2천만원도 채우지 못했다.

신세계도 이날 하루 엠포리오 아르마니 8천만원, 에스까다 2천만원, 버버리
5천만원어치씩을 팔았다.

버버리는 지난해보다 6백%, 아르마니는 2백50%가 늘어난 매출액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수입 브랜드의 폭발적 판매현상에 대해 "그동안 노세일을
고집해 오다 이번에 처음으로 세일에 참여하면서 고객들을 끌어 모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날 롯데백화점을 찾은 주부 권연신씨(30.도봉구 도봉동)는 "수입브랜드의
경우 세일을 하더라도 대부분 1백만원대를 넘는데 이처럼 불티나게 팔려
나가는 것을 보니 허탈감마저 느낀다"며 "IMF이전의 거품소비가 되살아나는것
같다"고 말했다.

< 김상철 기자 che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