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기아자동차 인수, LG반도체 인수 등 최근 잇단 사업확장에 대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금여력 문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박세용 회장은 "이미 지난해 10조원을 조달했고 올해도 15조원 조달이
가능하다"며 "기아자동차 LG반도체 인수와 남북경협사업 등에 투자되는
자금 조달에는 어려움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대형사업과 관련한 자금조달 계획은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명시돼 있는 현실적인 자구계획이라며 이미 이행되고 있는 사안들
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가 뭉칫돈을 들여야 하는 사업은 대체로 기아자동차 인수, 남북경협
사업, LG반도체 인수 등 3가지.

나머지 부분은 재무구조개선 작업이 남아 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기아자동차는 단기 부담액이 1조1천7백81억원이다.

오는 3월 기아가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대금이다.

이 가운데 이미 10%는 입찰보증금으로 들어가 있어 1조7백억원 정도만
납입하면 된다.

이 자금은 현대자동차 등 각 계열사의 출자로 이뤄질 예정이며 출자하는
회사들은 부동산매각, 주식매각 등 자구노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기아의 단기운영자금의 리파이낸싱과 상환, 기타 소요자금의 조달은 기아의
독자적인 재무활동과 영업활동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남북경협투자는 현대 단독 추진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외국 투자가들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얘기다.

김윤규 현대남북경협사업단장은 "금강산개발사업만 해도 이미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외국 기업들이 상당수에 달한다"고 말했다.

북한에 지급키로한 9억4천만달러도 관광사업권은 물론 토지이용권을 제3자
에게 양도할 수 있는 권리까지 포함돼 있는데다 향후 6년3개월간 분할 지급
하게 돼 있어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반도체는 분사 자산매각 외자도입 등으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다는 얘기다.

올해도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전자사업을 모두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고
증자를 단행해 LG반도체 인수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증자에는 그룹 계열사들이 참여하게 되는데 대부분 사업매각 부동산매각
주식매각 등으로 재원을 조달한다는 원칙이다.

또 이미 12.7 청와대 정재계간담회에서 반도체 부문은 신설법인의 부채비율
을 낮추기 위해 채권금융기관들이 절반의 비용을 출자전환 등으로 부담을
나눠 주기로 결정한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박 회장은 "97년말 5백73%였던 그룹 전체의 부채비율을 지난해 연말
3백30%까지 낮췄다"며 "올 연말까지 약속한 1백99%도 맞추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강조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