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가 경제성장 전망및 금리인하폭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한은은 경기가 이미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금리인하는 소폭에 그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재경부는 환율안정과 수출확대를 위해 금리를 더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하향조정 폭을 놓고 참석자들이 3시간여의
격론을 벌인 것도 이 때문이다.

<> 재경부와 한은의 미묘한 입장 차이 = 재경부는 환율안정을 위해 금리를
더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리를 낮춰 투자와 소비를 촉발시키면 달러수요가 늘어나 원화가치의 급등
(원 달러환율의 급락)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수출확대를 위해서도 적정수준의 환율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7일 금융통화위원회에는 정덕구 재경부 차관이 참석해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반면 한은은 금통위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경기가 빠르게 회복돼 올해 경제
성장률은 3.2%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말 전망치(2%)보다 상향조정된 수치다.

올 경제가 좋아지면 자금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금리를 더 내리기
어렵다는게 한은의 입장이다.

<> 미세조정을 통한 콜금리 인하 노력 = 한은이 급격한 금리하락을 반대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 9월말 콜금리를 순식간에 1%포인트 떨어뜨리자 시중자금은 투신사
수익증권에만 몰리는 부작용이 생겼었다.

한은은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도 금리하락을
서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콜금리가 연 6.0% 초반으로 소폭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콜금리는 지난해 11월말 연 7.08%에서 12월에는 6.48%로 낮아졌다.

결국 "약간" 하향조정키로한 올1월에는 하락폭이 지난해 12월(0.6%포인트)
보다 작을 것이란게 이들의 추정이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