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베어링 사태"로 알려진 미국 그리핀 트레이딩의 도산을 몰고왔던
인물은 한국계인 박준호(27)씨로 밝혀졌다.

8일 영국 데일리 메일지에 따르면 런던 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서
거래인으로 일해온 박씨는 작년 12월말 독일 국채선물에 투자했다가
6백60만파운드(1조2천억원)의 손실을 냈다.

그 결과 박씨와 거래하던 시카고의 중견 선물회사인 그리핀을 포함해 GLH
디리버티브스 등 2개 회사가 문을 닫았다.

또 그리핀에 선물거래 증거금을 맡겼던 1백여명의 투자자도 큰 피해를
입었다.

박씨는 당시 투자여력을 훨씬 넘는 규모의 마르크 선물채권등 파생금융상품
을 사들였다.

그러나 유러화 출범을 앞두고 시장이 급격히 요동치면서 선물시세가
떨어지는 바람에 큰 손실을 입었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 영국국적을 취득했다.

영국 최고의 명문사립인 이튼스쿨을 거쳐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했다.

그는 졸업후 5년동안 크레디 스위스 퍼스트 보스톤에서 거래인으로 일했으며
지난해 독립 선물투자가로 나섰다.

박씨는 결국 자신의 "도박"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위해 런던 고급 주택가에
있는 40만 파운드짜리 아파트를 내놔야 했다.

그의 아버지는 S사 런던 지사장과 한인 회장을 지내고 2년전까지 J그룹
부회장을 맡았었다.

한편 금융감독기구(FSA) 관계자는 박씨의 위법사실이 발견되면 관계당국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