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가 불과 한달도 안돼 다시 침체에 빠졌다.

사려는 가격과 팔려는 가격의 차이(호가공백)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같은 호가공백으로 거래가 뜸해지면서 호가보다 5백만~1천만원 싼 급매물
들이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가격도 여전히 높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팽배해 매물만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이와관련, "거래가 드문 가운데 급매물이 나오는 모습은
조정기의 초기단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서울 강남

가격약세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거래가 어렵다.

강남구 도곡동 우성아파트 31평형(1억7천만~1억9천만원)은 보름만에 호가가
1천만원 내렸다.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아파트 60평형(5억4천만~6억2천만원), 강남구 삼성동
청구아파트 35평형(2억~2억3천만원)은 호가보다 1천만원 싼 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팔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말 잠시 활기를 띄었던 전세거래도 이달 들면서 뜸해지고 있다.

가격이 5백만 정도 하향 조정되고 있지만 수요자를 찾기 어렵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고층아파트 31평형(8천5백만~9천만원), 송파구 방이동
대림아파트 55평형(1억3천만~1억4천만원)은 1천만원 빠졌다.

<>서울 목동

하한가에 가까운 로얄층만 간간이 팔리고 있다.

목동 11단지 20평형의 경우 비로얄층은 8천5백만원, 로얄층이 9천5백만원에
호가가 매겨져 있다.

하지만 8천만원대에 나온 1층, 2층, 최상층 급매물은 찾는 사람이 없어
매물만 늘고 있다.

그나마 팔리는 로얄층 가격은 8천5백만~9천만원이다.

14단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30평형(1억8천만~2억원), 38평형(2억4천만~3억2천만원)은 호가보다 최고
1천만원 싼 매물이 나돌고 있으나 로얄층이 아니라는 이유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분당신도시

정자동 초림동 등을 중심으로 호가가 빠지고 일부 급매물도 나오고 있으나
거래는 역시 드물다.

중탑동 주공아파트 17평형은 새해들어 2백만원이 떨어진 6천6백만~7천만원,
초림동 청구아파트 64평형은 3천만~4천만원이 내려앉은 4억2천만~5억원대
매물이 등장했으나 여전히 거품이 남아있다는 인식이 많아 거래가 한산하다.

이매동 두산아파트 31평형은 로얄층이 1억7천만원에 나와 있으나 소비자들
은 이보다 5백만원이 싼 급매물만 찾고 있다.

<>일산신도시

급매물이 눈에 띄게 늘고 있으나 거래가 안돼 가격하락세가 완연하다.

마두동 동아아파트 32평형은 일주일만에 5백만원이 내린 1억4천만~1억5천만
원대 매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로얄층을 기준으로 1억4천만~1억4천5백만
원대 급매물을 찾는 문의만 드문드문 들어오고 있다.

주엽동 대우아파트 30평형은 1억2천만~1억3천만원으로 가격이 단기급등세
이전인 지난해 11월말 수준으로 되돌아 갔다.

인근의 유승아파트 31평형도 1억2천만~1억4천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으나
수요자들이 1억3천만원대 로얄층만 요구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