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채널을 강화하라"

은행들이 일선창구에만 의존했던 고객과의 접촉 채널을 PC뱅킹 무인점포
등 다양한 신 채널을 개발, 보강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작년 구조조정여파로 직원수가 3분의 2로 줄어 일손이 부족해지자 수지가
안맞는 단순 거래를 정보기술로 대체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제일은행이 해외에게 매각됨에 따라 한층 격화될 우량고객 유치경쟁
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 신채널이란 =신채널은 고객과의 접점이 무엇이냐를 기준으로 한 개념
이다.

창구직원을 상대하던 종전 채널을 보완하거나 대체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국내에 소개된 신채널은 사이버뱅킹(인터넷뱅킹)을 비롯 전화를
이용한 폰뱅킹, 자동응답장치를 활용한 ARS방식, PC뱅킹, 현금지급기(CD)나
자동입출금기(ATM)를 설치한 사이버 브랜치(무인점포), DM(다이렉트 메일)
등 다양하다.

그러나 고객들이 아직까지는 창구를 찾아 거래하려는 경향이 강해 신채널
이용은 저조한 편이다.

외국에선 널리 활용되는 환전기(환전이 가능한 ATM) 드라이브 인 채널
(자동차를 탄채 입출금을 할 수 있는 장치) 등은 아직 보급되지 않고 있다.

<> 신채널의 장점 =신채널은 무엇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

창구에서 입출금을 하면 1건당 평균 1천3백~1천5백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PC뱅킹은 70%, ARS과 ATM은 50%가량 절감할 수 있다.

따라서 은행으로선 창구거래에 따른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신채널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창구직원들이 대거 퇴직한 상황에선 신채널에 의존하는 비중을
높여야 할 처지다.

다른 한편으로 신채널를 확대해 남는 인력과 시간을 우량 고객에 대해 더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고
있다.

<> 은행들의 움직임 =주택은행은 비용이 적게 먹히는 CD ATM을 많이 활용
하도록 하기 위해 경품 등 인센티브를 내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은행은 전직원에게 노트북을 지급해 고객을 직접 찾아가 상담하고
계좌이체 등을 해주는 원격서비스도 가동키로 했다.

다른 은행들도 다양한 형태로 ATM 활용고객에 대한 보상방안을 마련해
시행중이거나 시행할 예정이다.

일부 은행 등은 지로입금을 받지 않고 있다.

1건당 50원의 수수료를 챙기느니 직원들에게 여유를 줘 더 많은 우량고객을
상대하는 "고급채널"을 활성화하겠다는 계산이다.

또다른 은행은 5백만원 미만을 예치한 고객은 창구에서 상대하지 않고
ATM기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한빛은행 등은 보안문제로 그동안 홀대를 받은 인터넷뱅킹을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