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남미국가들의 주가가 계속 급락하고 있다.

미국이 지원의사를 밝혔지만 호전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미국
증시까지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번지는 중이다.

금융시장에선 "미국의 앞마당에서 경제공황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남미의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아시아와 유럽의 금융시장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사태가 최악으로 흐를 경우 한국 등 신흥시장의 신용도
를 악화시켜 아시아 국가들의 회목을 상당기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브라질 상황 =브라질 금융시장은 경제위기에 정치적 혼란까지 겹쳐
공황상태나 다름없다.

일부 주정부의 추가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 선언설, 레알화 평가절하
임박설, 페드로 말란 재무장관 사임설 등으로 주가가 폭락했다.

보베스파지수는 12일에도 전날보다 7.61% 떨어진 5,915포인트를 기록했다.

보베스파지수는 지난 4일간 1천4백16포인트(19%)나 주저앉았다.

브라질 정부는 달러당 1.2레알내외로 고정된 레알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이날 2억3천8백만달러를 풀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이미 외화유출 가속->환율방어를 위한 금리인상->실물
경기 위축 등 악순환 고리에 빠져들었다고 분석했다.

카르도수 대통령은 "브라질은 외채 상환 의무를 존중할 것"이라며 사태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는 27개 주정부중 17개 주로부터 지지성명을 얻어냈다.

그러나 나머지 주들은 여전히 카르도수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반발하고
있어 추가 모라토리엄 선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사태 확산 =중남미 금융시장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멕시코 주가가 3.7% 떨어진 것을 비롯, 베네수엘라(6.6%) 아르헨티나(3.5%)
칠레(2.8%) 등의 주가도 폭락했다.

달러가 빠져 나갈 것이라는 우려로 통화가치도 급락세다.

강력한 외환통제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칠레조차 페소화가치가 전날보다
달러당 10페소가 떨어진 4백73.10을 기록했다.

브라질 사태는 중남미에서 북상, 미국 시장을 가격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이날 1백45.21포인트(1.5%) 하락해 9,474.68포인트로
밀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날까지만 해도 브라질 사태 영향을 덜 받았던 미국
시장이 본격적으로 브라질 사태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유럽증시도 프랑스와 독일이 각각 2.4%와 1.3% 떨어지는 등 일제히 급락세
를 보였다.

아시아 증시 역시 홍콩주가가 전장에서 1.9%밀리는 등 브라질 사태에
영향을 받기 시작하는 양상이다.

<> 미국의 대응 =브라질 사태가 걷잡을수 없이 확산되자 미국이 진화에
나섰다.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은 이날 "카르도수 대통령이 경제개혁 정책을 1백%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브라질 정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카르도수 대통령에 힘을 실어줘 지방정부의 추가 모라토리엄 선언을 막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그러나 자금을 지원할 지 여부나 브라질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자금지원 조건 재협상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브라질이 "모라토리엄 선언"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도록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브라질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미국 경제기조 자체를 뒤흔들 만큼 파괴력이
있기 때문이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