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 세수만으론 지방공무원의 인건비도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사정
이 악화된 지방자치단체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단체중에 대구의 재정사정이 가장 심각하고 이어 광주 부산 제주
등의 순으로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4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위기와 정책과제"란 보고서
에서 IMF(국제통화기금) 체제 이후 지자체 재정위기 현황을 이같이 분석했다.

순위는 지자체별 부채비율과 지방세 감소율을 비롯해 지방세징수율
재정자립도 예비비확보율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산출됐다.

대구 광주 부산은 재정압박이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 목표세수대비 지방세 감소율이 25.1%로 16개 지자체중
가장 높았다.

또 총예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84.51%로 제주 다음으로 높은 수준
을 기록했다.

광주는 총예산대비 부채비율이 63.33%로 제주와 대구의 뒤를 이었다.

부산은 부채비율과 지방세 감소율이 각각 58.54%와 15.6%에 달해 대구 광주
에 이어 재정상황이 심각한 지역으로 평가됐다.

반면 울산 경기 충북 서울의 재정상황은 상대적으로 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연구소는 80년대 이후 증가세를 거듭하던 지방세 증가율이 지난해 처음
으로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지자체 재정압박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고 진단
했다.

지방세 수입으론 자체 인건비도 해결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전체 2백50개중
1백46개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김범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자체 구조조정 노력을 전제로
중앙정부가 긴급자금 수혈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수감소에 따른 유동성 압박을 줄이기 위해 지방채 발행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처방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기업 법정관리제도를 지자체에 적용, 중앙정부가 지자체의
재정위기 탈출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한시적으로 예산편성과 집행권
을 제약하는 "재정위기관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