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는 건축의 역사다.

인류의 자취가 건축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건축물엔 어김없이 그 시대의 문화 과학기술 경제력이 총체적으로 나타난다.

건축은 그러나 단순히 과거와 현재를 담는 그릇이 아니다.

미래의 꿈을 형상화하는 "지적작업"이기도 하다.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이런 인류의 꿈을 가시화하고 있다.

동경의 대상으로 머물 것으로만 보였던 하늘과 바다에 우주정거장 해양도시
가 들어설 날도 멀지 않았다.

21세기에 대비, 세계각국이 추진중인 기념비적인 대규모 건축프로젝트를
살펴봤다.

<> 국제우주정거장 =폭 1백10m, 길이 75m, 총무게 5백t.

2004년 완공될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대략적인 견적이다.

축구장만한 크기에 내부공간은 보잉 747 점보제트기와 비슷하다.

지구 상공 4백35km 지점에 설치되며 지상에서도 식별이 가능하다.

미항공우주국(NASA)이 지휘를 맡고 있으며 미국을 포함, 일본 러시아 등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모두 1천7백억달러(2백22조원)가 투입되며 일명 "알파 프로젝트"라 불린다.

지난해 11월 러시아가 ISS의 첫 구조물인 "자랴(러시아명 해돋이)"를 발사
했고 미국도 한달 뒤 두번째 모듈(우주선 구성단위)인 "유니티"를 우주왕복선
엔데버호에 실어보냈다.

앞으로 모두 43개 모듈이 45차례 운반돼 우주공간에서 조립된다.

<> 해양도시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 있는 해양도시는 일본의 오사카항만.

이곳에는 1천6백28ha의 바다를 매립해 만든 사키시마 마이시마 유메시마 등
3개 인공섬이 자리잡고 있다.

1천13ha를 매립한 사키시마에는 각종 부두시설 외에 세계무역센터
아시아무역센터 공원 업무시설 고층아파트 등이 세워져 있다.

마이시마(2백24ha)의 경우 2008년 올림픽유치에 대비, 스포츠단지로 꾸미기
위해 매립중이며 유메시마(3백91ha)는 업무 상업 유통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선진국들은 매립형 형태의 인공섬 조성에서 벗어나 수심이 깊은 바다에
부유식 해상구조물을 만들어 각종 시설물을 세우는 "제2세대" 해양도시 건설
도 구체화하고 있다.

바닷물의 부력을 이용한 부유식공법은 강철판 부유체를 물위에 띄운 뒤
그 위에 공항 호텔 사무실 공원 등이 들어서는 해양도시를 건설하는 것.

일본의 "마린 플로트"와 "메가플로트" 계획이 대표적이다.

여의도 두배(6백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대형 부유체를 물위에 띄워 각종
시설물을 세우겠다는 메가플로트 계획의 경우 건설 조선 증권사 등 1백10개사
가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 해양도시는 파도와 해일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전자동제어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이다.

<> 초고층 빌딩 =최고 빌딩을 가지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은 거세다.

호주가 멜버른에 세계 최고 높이의 "그롤러 타워"를 짓겠다고 발표한지
불과 한달만에 홍콩이 이보다 높은 건물을 계획하고 나섰기 때문.

홍콩 지하철공사(MTRC)는 주룽고속전철역사 주변에 높이 5백74m(97층)
규모의 "랜드마크 타워"를 세우기로 잠정 결정하고 현재 기술적인 검토에
들어간 상태.

건축이 결정될 경우 현존 최고층인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타워(4백52m)"는
물론 건설예정인 "그롤러 타워(5백60m)"를 능가하게 된다.

최고 높이를 향한 인간의 욕망은 1930년 뉴욕의 크라이슬러 빌딩(3백19m)
준공으로 불이 붙었다.

이후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3백81m), 뉴욕 세계무역센터(4백17m),
시카고 시어스타워(4백52m),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페트로나스 타워로 최고
높이 왕좌가 바뀌었다.

한편 일본은 21세기 중반까지 높이 4천m의 빌딩을 짓는다는 목표로 이미
디자인까지 마친 상태다.

<> 싼샤댐 =금세기 최대의 토목 및 건축공사.

중국 대륙의 심장부를 동서로 흐르는 양쯔강 본류를 막아 세운다.

"물속의 만리장성"이라고 불릴만한 대역사로 수몰지역만 6백32평방킬로미터
에 이른다.

공사비는 20조~25조원.

지난 93년 12월 착공됐으며 2009년 완공된다.

발전량은 최대 1천8백20만kW.

이는 우리나라 전체 발전량과 맞먹는다.

2개의 물막이 댐, 댐건설중 선박이동을 위한 수로, 화물 및 관광객 수송을
위한 5개 갑문을 갖춘 운하로 이뤄진다.

최근 1차 물막이 공사가 끝났다.

향후 물막이 공사를 마무리하고 높이 1백75m, 길이 2.3km의 거대한 댐의
주벽을 세운다.

이 댐으로 인해 양쯔강 중상류에는 평균너비 1.1km, 길이 6백km에 달하는
거대한 인공호수가 생긴다.

<> 밀레니엄돔 =영국이 2000년을 기념하기 위해 건설중인 프로젝트.

그리니치 천문대 부근에 지어지며 건축규모는 지름 3백20m, 둘레 1km, 높이
50m.

약 7억6천만파운드(1조5천억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지난해 3월 착공했으며 올 12월 31일 개장한다.

돔 내부는 주제별로 13개 전시관이 들어서는데 가장 인상적인 전시관은
30m 높이의 대형 인체조각상으로 꾸며지는 "인체관".

관람객들은 엘리베이터를 이용, 조각상 내부로 들어가 인체 및 생물을
주제로 한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

돔 건설조직위원회측은 연 1천2백만명의 관람객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