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린(37)씨의 21세기문학상 수상작품집 "메리고라운드 서커스 여인"(소서
출판 이수)과 김영하(31)씨의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당신의 나무"(현대
문학)가 나란히 출간됐다.

전씨의 수상작 "메리고라운드 서커스 여인"은 섬 유원지 서커스단 메리고
라운드에 어릿광대로 취직한 여자와 서커스단장, 젊은 사육사 사이에 얽힌
사랑을 그린 작품.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선과 악, 지배자와 민중,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현대인의 소외와 단절문제를 탁월하게 묘사했다.

특히 권력의 횡포에 맞선 메시지의 신선함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간결하고 절제된 문장도 완성도를 높인 요소다.

지난해말 1년간의 일산 생활을 마감하고 마산으로 귀향한 그는 "일산에서
쓴 마지막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혀 감회가 남다르다"며 "앞으로 더욱 깊고
넓은 작품세계를 개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그는 한국일보문학상과 문학동네소설상을
잇따라 수상하며 90년대말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급부상했다.

그동안 장편소설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와 소설집 "염소를 모는 여자"
"바닷가 마지막 집"을 냈다.

이번 수상집에는 한승원 현길언 김승희 함정임 박상우 심상대 하창수
서하진 하성란 씨의 우수작도 함께 실렸다.

김씨의 수상작 "당신의 나무"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를 배경으로 나무와
돌에 대한 상상력을 사랑의 본질과 연계시킨 작품이다.

인간의 나약함과 정화의식을 심리상담자와 정신과 환자, 시간 거슬러 올라
가기, 유적지 여행 등의 장치를 빌려 형상화했다.

나무의 뿌리와 사암의 관계에서 삶의 파장을 감지해낸 내면탐구가 탁월하다
는 평을 받았다.

95년 등단한 김씨는 장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소설집 "호출"을
냈다.

이 작품집에는 김씨의 자선작 "비상구"와 수상후보작가 공선옥 이응준
최인석 하성란 한창훈 씨의 작품, 역대 수상작가 윤흥길 이문열 이순원씨의
근작도 담겨 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