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경제청문회 강행에 대한 야권의 참여 거부 입장은 현재까지는
확고하다.

"해 볼테면 해보라"는 반응이다.

상도동측도 김영삼 전대통령의 증언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여당의 국정조사계획서 기습처리 사과 <>정책청문회 약속
<>국정조사특위 여야 동수구성 등 3가지 조건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경제
청문회에 불참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이 청문회 거부 입장을 보이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한 관계자는 17일 "여권이 이번 청문회를 "정치청문회"로 끌고가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데다 조사특위가 "여대"인 상황에서 "들러리"를 설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현정권의 "경제실정"을 호도하는 자리에 왜 나가느냐는 것이다.

또 청문회에 참여할 경우 지난 임시국회에서의 "변칙처리"를 사실상 수용
하는 셈이 된다.

당내 역학구조상 민주계를 무시할 수 없는 이회창총재의 정치적 판단도
불참결정에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여당이 경제파탄의 책임을 구여권에 일방적으로 떠넘길 것이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민주계의 거센 반발을 무시하고 김 전대통령을 청문회에 세울 수는
없다는 얘기다.

<>.김 전대통령의 상도동측은 "청문회에 대해선 더이상 할말도 없고 관심도
없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도동 관계자들은 "여권이 예정된 수순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새삼스레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전대통령과 차남 현철씨를 증인으로 선정한 대목에는 불쾌하다는
표정까지 지었다.

김 전대통령의 한 측근은 "김 전대통령이 청문회에 나가지 않겠다는 생각
에는 전혀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김 전대통령은 감옥에는 가도,
청문회에는 나가지 않는다는 뜻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강경식 전경제부총리는 17일 "재임 기간중의 정책 결정은 모두 나의
책임"이라고 말하는 등 비교적 담담한 표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청문회에서 있는 그대로 성실하게 답변할 것이며 특별히 새로 준비할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재판이 진행 중인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하고 싶은 얘기는 있지만 말을 아끼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강 전부총리는 지난해 9월 보석으로 풀려나 지금까지 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을 오가며 재판과 청문회에 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