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새로운 업무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보험상품을 파는가 하면 증권사에서나 팔던 수익증권을 판매하는 은행도
등장했다.

예금을 받아 대출해주고 그 금리차이를 따먹는 전통적인 은행업무와는
다르다.

거액예금자를 위해 자산운용에 관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PB(프라이빗
뱅킹)팀을 너도 나도 앞다퉈 만드는 추세다.

서구식의 투자은행(인베스트먼트 뱅킹)업무에 나서는 곳도 있다.

은행들이 이처럼 새 영역 개척에 적극 나서는 것은 앞으로 금융기관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일은행이 외국 금융기관에 넘어가고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서비스 수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예전부터 금융업종간 벽이 존재하지 않았다.

대부분 외국계 대형 금융그룹은 <>자산운용 <>거액개인예금 <>보험
<>할부금융 등 거의 모든 금융서비스부문을 취급하는 종합금융체제를 구축해
놓고 있다.

경제상황이 안정되면 시중실세금리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은행
예금상품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은행들은 새로운 상품 개발및 부대서비스에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이미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민은행과 서울은행은 예금상품에 가입하면 무료로
보험을 들어주는 "방카슈랑스"(은행-보험 복합상품)상품 판매에 나서고 있다.

가입과 동시에 암보험이나 가스안심보험 등을 무료로 가입해 준다.

고객으로서는 이자를 그대로 받으면서 보험 혜택을 추가로 누리는 일석이조
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외환은행과 주택은행은 수익증권 판매에 나섰다.

외환은행은 교보투신운용과 수익증권 판매계약을 체결, 지난 5일부터
위탁판매에 들어갔다.

외환은행은 당분간 흡수합병한 자회사인 한외종금 지점에서 공사채형만
판다.

한외종금이 운용하던 수익증권을 더이상 운용하지 못하게되자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 교보투신의 수익증권을 가져다 팔게 된 것이다.

주택은행은 지난 7일부터 수익증권 판매에 나섰다.

이번에 판매되는 수익증권은 자회사인 주은투자신탁운용에서 운용하는
공사채형이다.

판매대상은 일단 법인에 한정되나 조만간 개인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수익증권 판매를 위해 주택은행은 현행 투신영업부를 곧 투신영업본부로
격상시킬 방침이다.

본부장에 대형 투신사 임원을 영입하는 등 수익증권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나은행도 조만간 전략적제휴를 통해 수익증권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외국계 보험사와 제휴해 보험상품도 판매, 종합자산운용금융기관
으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거액예금자를 위한 PB팀 설치에 이어 일반인에게도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한빛은행도 주요 지점에 PB팀 설치를 완료했다.

산업은행도 올해 주요 지점마다 거액예금자를 위한 PB코너를 신설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이와 함께 투자은행업무를 새로운 영역으로 개척해나갈 방침
이다.

기업들의 회사채발행이나 주식발행등을 대행하는 주간사업무를 하는 한편
기업인수합병(M&A) 중개에도 나선다.

해외자금조달에 대해서도 지원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저코스트 자금을 끌어올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수수료 수입을 챙기게 된다.

앞으로 자본시장이 발전하면 대출보다는 유가증권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산은이 가장 먼저 투자은행 업무에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국제본부를 국제투자본부로 개편했다.

투자은행업무에 밝은 외국인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했다.

은행신탁상품을 파는 만큼 앞으로는 유가증권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명실공히 외국계 금융기관들처럼 종합금융그룹으로 나서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8일자 ).